수출 4개월 연속 두자릿수 위축
올 전체 감소폭 10% 넘을 수도

추석 감안해도 日 평균치 -10.3%
정부, 수출전망 하향 검토할 수도
한국 경제의 주춧돌 역할을 해오던 수출이 10개월 연속 감소할 조짐이다. 특히 올 6월(-13.8%) 이후 넉 달 연속 두 자릿수로 위축될 게 확실시되고 있다.
9월 수출도 -21.8% '추락'…10개월 연속 뒷걸음 예고

23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은 285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8% 감소했다. 반도체(-39.8%) 석유제품(-20.4%) 승용차(-16.6%) 등 주력 품목의 수출이 부진했던 데다 추석 연휴까지 끼여 조업일수가 짧았기 때문이다. 이 기간 조업일수는 13.5일(토요일은 0.5일로 계산)로 작년 동기보다 이틀 적다. 이를 고려한 하루 평균 수출액을 보더라도 감소세(-10.3%)는 두 자릿수다. 전체 수출의 20% 안팎을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 침체가 직격탄이었다. 다만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낸드플래시 가격이 소폭 오르고 있고 전통적으로 하반기가 정보기술(IT)업계의 성수기란 점에서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기대했다.

국가별로는 대(對)중국 수출이 -29.8%로 가장 많이 줄었다. 미국(-20.7%) 일본(-13.5%) 유럽연합(-12.9%) 등에 대한 수출도 부진했다. 수출이 증가한 나라는 싱가포르(37.9%)가 유일했다. 1~20일 수입은 269억달러였다. 작년 동기보다 11.1% 줄었다. 같은 기간 무역수지는 16억4900만달러로, 간신히 흑자를 냈다.

한·일 경제갈등이 양국 수출입에 미치는 영향도 가시화하고 있다. 대일본 수출이 13.5% 줄었다. 지난달 감소폭(6.6%)을 훨씬 웃돌았다. 일본으로부터의 수입도 16.6% 감소했다. 일본 수입 감소폭은 주요국 중에선 중동(-23.5%) 다음으로 큰 수치다. 관세청 관계자는 “일본에서의 수입이 줄어든 품목 중에선 기계류가 많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달 하순 수출 실적이 개선돼도 두 자릿수 위축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올 6월(-13.8%) 이후 4개월 연속 두 자릿수 감소세가 된다. 산업부는 “월말로 갈수록 수출 실적이 좋아지기 때문에 감소율을 10%대 초반까지 낮출 수 있을 것”이라며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악재가 여전해 큰 틀에서의 회복 시기를 예상하긴 힘들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연간 수출 목표치(5% 감소)를 하향 조정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당초 예상하지 못했던 대내외 악재가 워낙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은 작년에 사상 처음 6000억달러를 넘어 6049억달러의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무역수지 흑자는 697억달러였다. 하지만 현재까지 누적 수출은 3900억달러, 무역흑자는 245억달러에 불과하다. 무역업계 관계자는 “올해 전체 수출 감소폭이 10%를 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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