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0일 “한국 경기가 2017년 9월 정점을 찍고 24개월째 하강하고 있다”고 공식 진단했다. 미·중 무역전쟁 등 대외 여건 악화와 글로벌 경기 둔화세 등을 고려하면 이번 경기 하강 국면은 산업화 이후 역대 최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경기 2년 前 꺾였는데…정부 '찬물'만 끼얹었다
통계청은 이날 민·관 경제전문가로 구성된 통계청 국가통계위원회 분과회의를 열어 최근 경기 기준 순환일(경기 정점)을 2017년 9월로 잠정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국가통계위는 수년 단위로 각종 경제지표를 살펴보고 경기 정점과 경기 저점을 정한다. 과거 특정 시점을 정점으로 정하면 현재 경기가 하강 국면에, 반대로 특정 시점을 저점이라고 선언하면 현재 경기가 상승 국면에 있다는 의미다.

지금 한국 경제는 11번째 경기순환기에 있다. 2013년 3월 저점에서 시작해 54개월간 ‘역대 최장 상승’을 기록한 뒤 2017년 9월 꺾여 이달까지 24개월째 하락 중이다. 앞서 역대 최장기간 하락은 제6순환기의 29개월(1996년 3월~1998년 8월)이었다. 전문가들은 5개월 안에 경기가 반등할 가능성이 매우 낮은 만큼 ‘최장기 상승 후 최장기 하강’이 확실시된다고 예상했다.

이번 발표로 경기 하강 국면인데도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로제, 법인세·소득세 최고세율 인상 등을 밀어붙여 가뜩이나 취약해진 경제에 더 부담을 줬다는 비판이 거세질 전망이다.

조장옥 서강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제가 본격 시행된 2018년부터 각종 경제지표가 급격히 악화됐다”며 “경기가 이미 꺾였는데 정부가 경제주체들에 충격을 주는 정책을 쏟아내 경기 하강이 더 가팔라졌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