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분야 추가 부담 없어"
개도국 지위는 사실상 포기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 지위를 유지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 지위를 유지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 지위와 무관하게 513%의 쌀 관세율을 유지한다고 20일 밝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07차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개도국 특혜를 포기해도 농산물 관세율이나 WTO 보조금 규모 등 기존 혜택에 당장 영향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WTO에서 개도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19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당시 선진국 선언을 하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산업 경쟁력이 낮은 농업 분야에서만 예외적으로 개도국 특혜를 유지했다.

다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진국이 개도국 특혜를 누리는 것을 오는 10월 23일까지 포기하라며 압박하고 나섰다. 이에 동조해 브라질, 대만, 싱가포르, 아랍에미레이트(UAE) 등이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자 우리 정부의 고민도 깊어졌다. 개도국 지위를 포기할 경우 쌀 관세율을 낮추고 보조금도 줄여야 하는 점이 문제가 됐다.

2008년 논의가 중단된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 수정안에 따르면 한국이 선진국이 될 경우 쌀 관세율은 현행 513%에서 393%로 낮춰야 한다. 쌀 직불금도 연간 1조4900억원에서 8195억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정부는 WTO 개도국 지위와 상관없이 농산물 관세율과 WTO 보조금 규모 등 기존 혜택은 당분간 유지하기로 했다. 홍 부총리는 "국가별 쿼터(CSQ)가 기존 TRQ(40.9만t) 내에서 배분됐고 기존 513% 쌀 관세율도 유지된다"며 "우리 농업에 추가적인 부담은 없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미국, 중국, 호주, 태국, 베트남 등 5개국과 이러한 내용을 담은 협의도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TO 개도국 지위에 대해서는 사실상 포기하기로 방침을 정했다는 평가다. 홍 부총리는 "다른 개도국들의 문제제기가 많아져 WTO 개도국 특혜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국익을 우선해 대응하겠다”고 언급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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