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들이 달러와 금(金)을 비롯한 안전자산을 쓸어담고 있다. 지난달 개인이 보유한 달러예금 잔액은 지난해 3월 말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1000억원어치에 육박하는 금도 사들였다. 미·중 무역분쟁을 비롯한 대외변수 등이 부각되면서 개인의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안전자산에 몰리는 개인…달러예금 17개월來 '최대'
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한 ‘8월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 자료를 보면 지난달 말 개인의 달러예금 잔액은 131억8000만달러(약 15조6800억원)로 지난 7월 말보다 4억8000만달러(약 5700억원) 늘었다. 작년 3월 말(132억6000만달러) 후 최대다. 거주자 달러예금은 내국인과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등이 은행에 맡긴 달러예금을 말한다.

개인 달러화 예금은 4월 말 112억9000만달러를 바닥으로 매월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리스크가 확산되면서 개인들이 안전자산을 사들인 결과”라며 “지난달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확산되자 달러 가치가 뛸 것이라는 투자 심리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금을 찾는 투자 수요도 매월 가파르게 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KRX 금시장에서 개인은 금(1㎏ 금과 100g 미니금 합산 기준) 97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개인은 올 들어 1, 2월까지만 해도 KRX 금시장에서 매도 우위를 보였다. 하지만 3월에 순매수세로 전환한 뒤 매월 물량을 늘려가는 추세다. 이달 들어서도 개인은 18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개인의 안전자산 선호는 부동자금 흐름에서도 포착된다. 6월 말 기준 현금과 현금으로 언제든 바꿀 수 있는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을 합친 부동자금은 983조3875억원으로 사상 최대치에 달했다. 올 들어서만 28조1965억원 늘었다. 금융상품이나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대신 현금 보유를 늘리는 것이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내려가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자 개인의 안전자산 쏠림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며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강화해 개인 자금이 흘러드는 것을 막아놓은 것도 달러와 금 수요를 촉진시킨 요인”이라고 말했다.

김익환/임근호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