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불허전' 쏘나타·싼타페…장수모델답게 평판도 '으뜸'
현대자동차의 쏘나타와 싼타페에는 ‘국민차’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그만큼 국내 소비자에게 친숙한 자동차라는 의미다. 두 모델은 각각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중형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역사도 길다. 쏘나타는 1985년 생산을 시작했다. 국산차 중 가장 오랫동안 판매되고 있다. 싼타페는 2000년부터 20년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기업소셜임팩트(social impact) 조사에서도 두 모델은 ‘명불허전’이었다. 각각 국산 중형 및 준중형 세단, 국산 SUV 부문에서 소비자가 가장 믿고 선호하는 브랜드(제품)로 선정됐다. 국산 대형 및 준대형 세단에 대한 평가는 좀 달랐다. 판매 1위인 국민차 그랜저를 제치고 현대차의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가 최고의 평가를 받았다. 소셜임팩트는 개인, 조직, 기업, 국가 등이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과 평판을 의미한다.

고급차 브랜드 입지 굳힌 제네시스

쏘나타의 소셜임팩트 평가는 39.8%였다. 10명 중 4명이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로 꼽았다는 의미다. 역사가 오래된 만큼 기성세대로부터 높은 신뢰를 받았다. 50대(52.4%)와 60대(45.8%)가 가장 높은 점수를 줬다. 이어 기아자동차의 K5(19.5%)와 르노삼성자동차의 SM6(12.7%)가 뒤를 이었다.

국산 SUV 중 1위를 차지한 싼타페는 27.4%의 소셜임팩트 평가를 받았다. 이어 현대차의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17.4%)가 싼타페를 맹추격했다. 지난해 12월 시장에 처음 나와 ‘대형 SUV 돌풍’을 몰고 온 모델이다. 3위에는 기아차의 쏘렌토(12.6%)가 이름을 올렸다.

국산 대형 및 준대형 세단 중에선 48.8%의 지지를 받은 제네시스가 왕좌를 차지했다. 제네시스는 도요타자동차의 렉서스, 혼다자동차의 어큐라처럼 고급차 시장을 겨냥해 현대차가 2015년 출범시킨 브랜드다. 북미 등 글로벌 시장에서는 고전하고 있지만 국내에선 고급차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다져간다는 분석이다.

제네시스에는 준대형 및 대형 세단으로 G80과 G90이 있다. 기업 임원들이 타는 고급 세단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모델들이다. 후한 소셜임팩트 점수를 준 소비자도 고소득층이었다. 월평균 가구 소득이 600만원 이상인 소비자의 신뢰도가 55.5%로, 전체 소득계층의 신뢰도 평균을 웃돌았다.

대형 및 준대형 세단 부문 2위는 현대차의 ‘베스트셀링카’인 그랜저(20.3%)가 차지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국내 판매량이 4만5641대로 대형 세단 가운데 가장 인기가 많은 모델이다. 3위는 기아차의 K9(11.7%)이 차지했다.

벤츠 E클래스의 힘

수입차 브랜드 중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가 독보적인 1위를 달렸다. 세단과 SUV 부문에서 각각 42.2%, 36.4%의 소셜임팩트 평가를 받아 수위에 올랐다.

벤츠 차종 가운데 평판이 가장 좋은 모델은 준대형 세단인 E클래스다. ‘강남 쏘나타’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10세대 E클래스는 지난 7월 단일 수입 모델로는 처음으로 누적 판매량 10만 대를 넘어섰다. SUV 중에서는 중형 GLC와 준중형 GLA 클래스가 인기다. 벤츠 SUV는 소셜임팩트를 구성하는 세부 지수 가운데 품질 및 서비스(7.3점)에서 다른 수입차 브랜드를 앞섰다.

수입차 세단 부문에서 소셜임팩트 평가 2위에 오른 브랜드는 BMW였다. BMW는 세부 지수 가운데 품질 및 서비스(6.9점)와 소비자 안전(6.3점)에서 평균(7.1점·6.8점)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 지난해 잇따라 발생한 차량 화재 사고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수입차 세단에 대한 소셜임팩트 평가 3위에는 아우디(15.0%)가 이름을 올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입소스 관계자는 “자동차는 다른 제품에 비해 소셜임팩트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