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원금 손실 우려 때문에 논란이 됐던 금리연계 파생결합증권(DLS)이 오는 19일부터 만기를 맞는다. 처음 문제가 불거진 지난달보다는 금리가 올라 손실률이 줄었지만 여전히 절대적인 손실 규모는 크다. 이틀간 큰 변동이 없다면 19일 만기를 맞은 독일금리연계 DLS를 구매한 투자자들은 원금의 60%가량만 건질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들 상품을 판매한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에 대해 추가검사를 할 방침이다.
DLS 만기 'D-2'…금감원, 추가검사 예고
독일금리 DLS, 이달 610억원 만기

DLS는 금리, 유가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고위험 투자상품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DLS는 해외 선진국 국채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삼는다. 국채금리가 일정 수준 이상을 유지하면 연 4% 안팎의 수익률을 보장하고, 그 이하로 떨어지면 원금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다. 올 들어 경기 불확실성 때문에 전 세계 자금이 안전자산인 선진국 채권으로 몰리자 독일 영국 미국 등의 국채 가격이 급등했다. 동시에 금리는 떨어졌다.

특히 독일 10년물 국채금리의 하락폭이 컸다. 지난달에는 원금 전액 손실 구간에 진입하기도 했다. 독일금리연계 DLS를 팔았던 우리은행은 가슴을 졸이며 첫 만기일인 9월 19일을 기다리고 있다. 최종 손실률은 만기일 금리로 결정된다.

다행히 독일 국채 금리가 최근 들어 조금씩 반등하고 있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재개에 대한 신중론이 흘러나오고, 미·중 무역분쟁 완화 기대가 형성되면서다. 15일 기준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0.445%였다. 한 달 전에 비해 0.2%포인트가량 상승했다. 현재 금리 수준으로 각 상품이 만기를 맞으면 손실률은 40% 안팎이 된다. 만기가 19일인 DLS 규모는 134억원, 24일과 26일은 각각 240억원이다. 다음달은 303억원, 11월에는 559억원어치의 만기가 돌아온다.

KEB하나은행이 판매한 DLS도 이달 25일부터 만기를 맞는다. 기초자산인 미국·영국 CMS 금리가 반등해 3196억원 중 1220억원이 정상상환 구간에 진입했다고 KEB하나은행은 설명했다. 두 은행이 판매한 DLS 중 올해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규모는 약 170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금감원, 추가검사 예고

금감원은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등 DLS를 판매한 금융회사에 대해 추석 연휴 이후 추가 검사에 나선다. 금감원은 지난달 23일 DLS 주요 판매창구였던 우리·KEB하나은행을 비롯해 관련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에 대한 합동검사를 시작했다.

금감원이 살피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독일 미국 영국 등 DLS가 기초자산으로 삼은 국가의 금리 하락기에도 상품 판매가 이뤄진 배경이다. 은행 내부의 의사결정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에 대해 검사 초점을 맞췄다. 투자자에게 상품을 설명할 때 원금 손실 가능성을 충분히 설명했는지도 검사 대상이다. 상품의 손실 위험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면 불완전판매로 간주될 수 있다. 금감원은 이와 별도로 DLS 문제를 서둘러 분쟁조정위원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이미 금감원에는 약 150건의 분쟁조정 신청이 접수됐다.

DLS 관련 투자자 소송도 이달 안에 시작된다. 금융소비자원은 법무법인 로고스와 손잡고 이르면 이번주에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에 DLS 피해 전액 배상을 요구하는 공동소송을 제기한다.

■ DLS

derivative linked securities. 기초자산인 금리, 원자재, 환율 등의 가격에 연동돼 투자수익이 결정되는 유가증권. DLS를 편입한 펀드를 DLF라고 한다. 일부 금리 연계 DLS는 금리가 설정된 구간에서 움직이면 연 환산 수익률 3.5~4.0%를 보장하고, 구간 아래에선 원금을 까먹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