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의 향기

루프톱 수영장서 파티·'문화 살롱'서 와인·요가 클래스…
도심 부티크 호텔서 '럭셔리 호캉스'
가을빛 내려앉은 서울의 밤, 체크인

부티크 호텔을 한마디로 설명하긴 쉽지 않다. 저마다 개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10만원대의 비즈니스 호텔과 50만원대 이상의 특급호텔 그 사이’ 정도로 정리하기엔 뭔가 아쉽다. 도심 한가운데 좁은 건물에 지어진 호텔에서도 ‘럭셔리’를 느낄 수 있다. 여느 호텔에서 보기 힘든 디자인과 서비스를 바탕으로 젊은 층의 힙(Hip)한 감성을 겨냥한 호텔이라고나 할까. 남과 다른 것을 좋아하고 새로운 것을 즐기려는 모험적인 성향의 호캉스(호텔에서 즐기는 바캉스) 족에게 어울린다.

부티크 호텔은 호텔산업이 발달한 주요 선진국에서는 정착된 모델이지만 한국에서는 그 수가 열 손가락에 꼽힐 정도다. 세운 지 1년 이내의 ‘젊은 호텔’이 대부분이다. 롯데호텔의 L7, 신세계조선호텔의 레스케이프 등이 명맥을 이어가던 부티크 호텔 시장에 지난 9일 글로벌 호텔그룹 하얏트가 도전장을 냈다. 서울 신사동 압구정역 3번출구와 곧바로 연결되는 곳에 ‘안다즈 서울 강남’을 열었다.

‘한국의 美’로 다가온 안다즈

안다즈는 힌디어로 ‘개인적인 스타일’이라는 뜻이다. 서울을 포함해 전 세계에 21곳이 있다. 글로벌 체인 호텔이지만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호텔 분위기가 다 다르다. 지역의 특색을 강조하는 디자인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안다즈 서울 강남은 ‘조각보’를 주제로 객실을 디자인했다. 한국의 청자, 놋쇠 등의 색이 가미돼 있다. 안다즈 관계자는 “한국의 조각보는 물론 보자기 등에서 얻은 영감을 호텔 디자인에 반영했다”고 말했다.
가을빛 내려앉은 서울의 밤, 체크인

안다즈는 국내 호텔시장과 소비자들을 분석해 세계 어디서도 시도하지 않았던 실험에 나섰다. 코스메틱 브랜드 ‘탬버린즈’와 협업해 로비, 복도, 화장실에는 안다즈만의 향이 느껴지도록 했다. 설화수 플래그십 매장과 연계해 K뷰티를 체험할 수 있는 행사도 연다. 정보기술(IT) 강국 한국의 수준에 걸맞게 전 객실에는 KT의 인공지능(AI) 시스템 ‘기가지니’를 갖췄다. 안다즈는 개점 기념으로 ‘오프닝 셀러브레이션’ 패키지를 12월 20일까지 판매한다. 호텔 내 식음료 매장 30% 할인, 체크아웃 시간을 오후 3시까지로 연장하는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홍대에서 만나는 젊은 호텔

홍대 상권에 자리잡은 부티크 호텔들은 ‘젊음’과 ‘예술’을 강조한다. 롯데호텔의 부티크 호텔 ‘L7’은 서울 명동과 강남에 이어 지난해 1월 홍대에도 문을 열었다. 젊은 예술가들이 활동하는 지역적인 특성을 감안해 독특한 디자인을 적용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 지상 22층 규모의 L7 홍대는 싱글베드 3개가 놓인 ‘트리플 룸’, 테라스를 갖춘 로아시스 스위트 등의 객실도 인기를 끌고 있다.
가을빛 내려앉은 서울의 밤, 체크인

L7 홍대는 부티크 호텔로서는 드물게 옥상층에 루프톱 수영장을 갖췄다. 디제잉과 유명 뮤지션의 공연, 풀 파티가 펼쳐진다. 상업시설이 있는 지하 1~3층 공간도 특색 있는 매장이 많다. 가상현실(VR) 테마파크 ‘히트 브이알’, 캐릭터숍 ‘라인 프렌즈’ 등이 있다. L7의 세 호텔은 완연한 가을을 느낄 수 있는 ‘폴 인 L7’ 패키지를 12만6000원부터 선보인다. 수페리어 룸 1박, 미니 캔들과 워머 세트 1개, 레이트(늦은) 체크아웃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글로벌 호텔 체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라이즈 오토그래프 컬렉션’도 홍대를 대표하는 부티크 호텔로 꼽힌다. 오토그래프 컬렉션은 전 세계 184곳에 퍼져 있는 메리어트의 부티크 호텔 브랜드다.

이 호텔이 내세우는 강점은 ‘예술작품 같은 디자인’이다. 글로벌 건축회사인 미켈리스 보이드가 내부 디자인에 참여했다. 크리에이터 룸, 에디터 룸, 디렉터 룸, 아티스트 스위트 등 6개 타입의 객실이 있다. 가을을 맞아 ‘라이즈나잇아웃’이라는 패키지를 24만원부터 내놨다. 스파클링 와인 1병을 증정하고 닌텐도, 플레이스테이션 등과 같은 게임기와 전동 퀵보드 등을 대여해준다.

유럽식 럭셔리…곳곳에 예술작품

신세계조선호텔이 지난해 7월 서울 명동에 문을 연 부티크 호텔 ‘레스케이프’는 파리의 감성이 묻어 있다. 파리의 L호텔, 베르사유궁, 루브르박물관 재정비 등의 프로젝트를 맡았던 건축가 자크 가르시아와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레스케이프는 디자인뿐 아니라 서비스에서도 유럽 감성을 재현했다. 대표적인 것이 ‘살롱 문화’다. 호텔이 단순히 숙박하는 곳이 아니라 취미를 배우고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문화센터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살롱 드 레스케이프’에는 와인, 칵테일, 요가, 골프, 펫(반려동물) 등 11가지 클래스를 운영한다. 호텔 투숙객 혹은 호텔 레스토랑 이용자들은 이용일로부터 한 달 내에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의 부티크 호텔 ‘아트파라디소’는 그 자체가 하나의 예술 작품 같은 느낌을 준다. 로비를 비롯해 통로마다 각종 조형물과 미술품이 전시돼 있다. 58개의 객실 전체가 스위트다. 파티를 위한 공간으로도 쓰일 수 있도록 객실 미니바 음료를 무료로 제공하고, 블루투스 스피커 등도 기본으로 배치했다. 최대 10명까지만 이용 가능한 ‘프라이빗 스파’에서 독립된 파티도 가능하다.

아트파라디소는 개장 1주년을 맞아 2인 조식, 멤버십 리워드 2배 적립 혜택, 수영장과 피트니스 등 부대 이용 사용 등을 합쳐 32만~56만원에 숙박할 수 있는 패키지를 판매 중이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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