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홈플러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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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례 음식 준비로 매년 스트레스를 받던 이지현 씨(45)는 올해 추석 차례상에 올릴 동태전·동그랑땡·산적 등을 가정간편식(HMR) 제품으로 마련했다. 이 씨는 "예전에는 뜨거운 가스불 앞에서 고생해가며 만들었지만 결국 음식과 재료가 남아 비효율적이었다"며 "지난해부터 간편식을 조금씩 차례상에 올리고 있는데 올해는 송편도 구입했다"고 말했다.

# 부산이 고향인 강기진 씨(37)는 올해 추석 연휴를 서울에서 보내기로 했다. 1인 가구인 강 씨는 명절 기분을 내기 위해 간편식으로 전, 잡채 등을 미리 구입했다. 강 씨는 "데우기만 하면 돼 편리한데다 맛도 예전보다 좋아졌다"며 "대형마트들이 당일·새벽 배송서비스를 제공해 편하게 시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명절 풍속도가 한층 간소화되면서 추석 수요를 노린 가정간편식(HMR)이 전성시대를 맞았다. 짧은 시간 간단한 조리를 거치면 뚝딱 만들어지는 간편식들은 주부들의 '명절 증후군'을 덜어주는 우군이 되고 있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들은 이마트 '피코크', 롯데마트 '요리하다' 등 자체브랜드(PB)를 통해 명절음식 공략에 나선지 오래다. 대표적인 추석 음식인 송편을 비롯해 동태전, 고기 동그랑땡, 오색 꼬지전, 모듬전 등 전류를 시작으로 점차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명절 관련 간편식 수요가 매해 두드러지는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의 추석 전 1주일간 피코크 매출은 2014년 4억5000만원에서 지난해 14억원으로 급증했다. 품목도 6종에서 40종으로 확대됐다.

곽정우 이마트 피코크델리담당 상무는 "시간과 일손 단축 체감효과가 큰 제수음식이 일반 간편식 대비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라며 "앞으로도 고객들의 수요를 적극 반영해 간편하고 뛰어난 품질의 간편식 상품들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식품업체들도 명절 관련 간편식 품목을 한층 다변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잔치음식인 잡채의 조리시간을 5분 가량으로 단축한 제품도 나왔다.

CJ제일제당 측은 "신제품 '비비고 잔칫집 모둠잡채'는 전자레인지와 프라이팬으로 약 5분 만에 만들 수 있다"며 "손수 재료를 준비해 잡채를 만들면 최대 1시간 정도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획기적으로 조리 시간을 단축한 셈"이라고 말했다.

가스불을 켜기도 싫은 혼추족(나 홀로 추석을 보내는 사람들)이라면 편의점 도시락은 어떨까.

편의점 GS25는 명절음식을 주축으로 담은 '한상가득도시락'을 선보였다. 모둠전, 잡채, 나물, 구운 돼지갈비 등 9가지 음식을 한데 모았다. CU의 경우 '우리쌀로 지은 12첩 한정식 도시락'이 돋보인다. 100여 가지 쌀 품종 중 국산 품종 신동진미로 지은 흰쌀밥에 대표적인 명절 음식인 잡채부터 무말랭이, 백김치, 콩자반, 느타리버섯볶음 등 나물 반찬을 마련했다. 만두까스, 표고버섯 탕수육 등 튀김류와 디저트로는 찹쌀떡을 다채롭게 담았다. 세븐일레븐은 '한가위 도시락'을 내세웠다. 돼지불고기와 잡채, 맥적구이, 오미산적, 취나물무침 등을 한번에 먹을 수 있다. 잡채를 좋아하는 소비자를 위해 '오색잡채'도 도시락으로 내놨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이른 추석과 함께 연휴가 상대적으로 짧아 명절을 간소하게 보내려는 경향이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며 "조리 부담을 줄인 간편식 제품과 혼추족 관련 식품 수요가 늘었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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