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대현 사장 "중국 업체들, 하드웨어 카피는 가능"
"브랜드·소비자 가치 경쟁력 강화…빨리 달릴 것"
LG전자, 올 상반기 美 월풀 제쳐…하반기 고삐 죈다
송대현 LG전자 생활가전(H&A) 사업본부장

송대현 LG전자 생활가전(H&A) 사업본부장

"LG전자(69,400 +0.87%)가 가는 길을 답습하듯 중국 업체들이 많이 따라왔습니다. 하드웨어 카피(copy)는 가능하지만 우리의 브랜드 가치, 소비자들이 느끼는 가치는 따라오지 못합니다."

송대현 LG전자 생활가전(H&A) 사업본부장(사장·사진)은 지난 7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9'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경제 상황이 힘들어도 소비자 가치를 중심으로 브랜드를 강화하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빠르게 따라오는 중국 업체와 차별화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송 사장은 세계 가전시장 선두주자인 LG전자가 중국을 비롯한 국내외 후발업체 추격에 대응하기 위해선 '가치'와 '속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사장은 "이번 IFA에서 중국 업체들이 LG전자와 유사한 기능, 비슷한 디자인을 가진 제품들을 내놨다는 보고를 받았다. 중국은 (우리를) 계속 따라올 것"이라며 "소비자 중심 가치와 브랜드를 강화하고, 혁신 제품으로 소비자 기대를 충족시켜야 한다. LG전자는 이 방향으로 빠르게 달려갈 것"이라고 했다.

LG전자는 올해 상반기 생활가전 부문에서 미국 월풀을 누르고 세계 1위에 올랐다.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모두 앞섰다. 생활가전 사업을 이끄는 수장으로서 자신감과 자부심을 드러낼 만한 대목. 하지만 송 사장은 세계 1위 타이틀에 주목하지 않았다. 눈에 보이는 숫자보다 보이지 않는 가치와 위기에 집중했다.

그는 "제품을 몇 대 파느냐, 등수가 얼마냐, 이런 수치가 중요한 게 아니다. 소비자 만족도, 소비자 가치가 중요하다. 소비자의 삶을 더 윤택하게 하는 게 LG전자의 미션(목표)이다. 그러기 위해 신가전, 신기술이 들어간 새로운 제품을 계속 출시했다. 글로벌 1등을 위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어디에 물량을 더 팔자, 그런 고민은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6일(현지시간)부터 11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가전전시회 'IFA 2019'에서 많은 관람객들이 LG전자 전시장을 살펴보고 있다.

6일(현지시간)부터 11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가전전시회 'IFA 2019'에서 많은 관람객들이 LG전자 전시장을 살펴보고 있다.

어려워지는 시장 환경에 맞서 하반기에는 고삐를 더 죄기로 했다.

송 사장은 "스마트폰 단말도 TV도 글로벌 시장이 줄어들면서 예년보다 못한 것 같다. 빨리 가고 잘해야 하는 부분에 대한 짐을 가전사업부도 나눠지고 있다"며 "자전거는 계속 페달을 밟지 않으면 넘어진다. 끊임없이 앞만 보고 가는 전략을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 시장 공략도 가속화할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 LG전자의 유럽 지역 매출은 6990억원이다. 작년 상반기(5980억원)보다 약 17% 늘었다. 빌트인 주방가전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필두로 초프리미엄 가전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송 사장은 "제품 디자인뿐 아니라 기능과 서비스까지 공간과 조화를 이루는 솔루션을 제시해 프리미엄 가전 트렌드를 선도해나갈 것이다. 고객의 삶에 차별적 가치를 주는 공간 가전으로 지속 성장할 것"이라며 "생활가전의 차별화된 성능, 뛰어난 효율, 독보적 내구성을 바탕으로 유럽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를린=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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