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아시아나항공 인수…애경·현대산업개발의 2파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사진)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대기업의 추가 참여 없이 애경그룹과 HDC현대산업개발의 2파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기자와 만나 “항공업에 진지한 관심을 갖고 있는 애경과 현대산업개발이 이번 입찰에 참여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글로벌 투자은행(IB) 기능 강화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4일 산은 지점이 있는 런던을 방문했다.

산은은 매각을 앞둔 국내 2위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의 주채권은행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3일 마감된 매각 예비입찰에는 애경과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KCGI(강성부 펀드) 등 다섯 곳이 참여했다. 유력 인수 후보로 꼽히던 SK 한화 GS 등 대기업들은 불참했다. 다만 인수의향서(LOI)를 낸 재무적 투자자(FI)와 짝을 이뤄 본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회장은 “FI가 주축이 된 컨소시엄에 SK를 비롯한 주요 대기업은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실무진에게 보고 받았다”며 “지금으로선 이들 대기업이 추가로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 보인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최대 1兆 신규자금 필요"
매각가 2조원 안팎 예상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재무적 투자자(FI)와 전략적 투자자(SI)가 연합한 형태로 아시아나항공 매각 입찰에 참여한 나머지 두 곳의 컨소시엄에 주요 대기업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번 입찰에 참여한 KCGI(강성부 펀드)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행동주의펀드인 KCGI는 대한항공을 보유하고 있는 한진칼의 2대 주주다. 이 회장은 “KCGI는 SI와의 연합 없이 단독으로 참여한 것으로 보고받았다”며 “지금으로선 쇼트리스트(적격 인수후보)에 포함될 가능성이 낮다”고 했다.
이동걸 "아시아나항공 인수…애경·현대산업개발의 2파전"

“자금 투입 규모가 핵심 고려사항”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은 사실상 애경그룹과 HDC현대산업개발의 2파전이 될 것으로 이 회장은 예상했다. 그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한 애경그룹과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해 항공업에 진지한 열의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회장은 “일각에선 애경의 자금 조달 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FI와 연합한다면 충분히 조달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산업개발은 향후 그룹 확장을 위해 항공업을 미래 유망 산업으로 키울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며 “매우 진지한 인수 의지가 돋보인다”고 했다.

이 회장은 인수 가격과 경영 성공 노하우 및 다른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금 투입 규모도 핵심 고려사항으로 꼽았다.

채권단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 매각은 최대주주가 보유한 지분인 구주 매각과 신주 발행이 병행되는 구조다. 신주 발행 목표는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다. 대규모 자본 확충을 통해 아시아나항공을 빠르게 본궤도에 올려놓겠다는 게 채권단의 구상이다. 시장에선 구주 매각금액이 경영권 프리미엄을 합치면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주 발행도 1조원가량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아시아나항공의 총 매각 가격은 2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게 시장 분석이다.

“11월 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 회장은 “경영 정상화를 위한 신규 자금은 최소 5000억원에서 1조원에 조금 못 미치는 금액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 자금 규모를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이 자금은 산업은행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긴급자금으로 지원한 영구 전환사채(CB) 5000억원은 제외한 금액이다.

이 회장은 이달 말 아시아나항공 쇼트리스트를 추린 뒤 11월 말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그는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항공사들이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금이 매각 적기라고 강조했다. 올 연말까지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마무리짓겠다는 것이 이 회장의 목표다.

그는 “해외 인수합병(M&A) 사례를 보면 잘나가는 회사를 인수한 것보다 경영상 어려움이 있을 때 인수한 회사가 나중에 성공한 사례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인 관점에선 한·일 무역갈등 등의 여파로 항공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라이선스 산업인 데다 국적 항공사라는 장점을 보유한 아시아나항공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매력적인 매물”이라고 강조했다.

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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