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J브랜드의 경량 베스트. (사진 = FRJ)
FRJ브랜드의 경량 베스트. (사진 = FRJ)
올 여름 패션업계가 역시즌 마케팅으로 재미를 봤다. 작년보다 덜 더운 여름 날씨가 이어지면서 경량패딩 등 간절기를 미리 준비하는 수요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5일 이베이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8월 한 달간 여성 패딩 및 다운점퍼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296% 급증했다. 같은 기간 남성 패딩 조끼 판매량도 73% 늘었으며, 여성 패딩조끼 판매량은 56% 증가했다.

신성통상이 전개하는 SPA브랜드 탑텐은 지난 6월 롱패딩과 경량패딩을 출시했다. 2019 프리미엄 폴라리스 롱패딩을 40% 할인한 15만9900원에 판매했다. 지난 7월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15.3%나 증가했다.

폴햄은 지난 7월 경량 베스트 제품을 선보였고, 지난달부터는 주간 단위로 1만장 이상 팔리고 있다.

데님브랜드 FRJ도 8월부터 경량 패딩을 중심으로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FRJ 관계자는 "경량패딩은 8월 이후 프로모션이 실시된 이후 매주 300장 이상 꾸준히 판매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CJ오쇼핑이 여름 무스탕 판매 호조를 기록했다. (사진 = CJ오쇼핑)
CJ오쇼핑이 여름 무스탕 판매 호조를 기록했다. (사진 = CJ오쇼핑)
홈쇼핑도 올 여름 역시즌 판매로 특수를 봤다. CJ ENM 오쇼핑부문은 올 여름 역시즌 판매 주문금액이 54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6월22일부터 8월 말까지의 매출 금액이다. 작년 매출액(300억원)과 비교하면 80%나 급증한 것이다.

특히, 무스탕 판매가 각광을 받았다. CJ 오쇼핑은 지난 6월 'VW베라왕 스페인 리버시블 후드 무스탕'을 1시간 동안 10억원 어치를 판매했다. 7월 방송된 '셀렙샵에디션 풀스킨 밍크베스트'는 1600여개를 판매했다. 목표치보다 66% 많은 8억원의 주문금액을 기록했다. 지난달 '로보 스페인 리버시블 무스탕+머플러' 제품도 1550개가 판매되면서 14억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처럼 여름에 겨울 주력제품의 판매가 늘어난 배경으로는 날씨가 요인으로 꼽힌다. 올 여름은 빠르게 찾아왔지만, 작년보다는 덜 더웠기 때문이다. 6월 초만 하더라도 평년보다 기온이 높았지만, 장마가 7월 중순까지 장마가 지속되면서 기온이 낮아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전국 폭염일수는 13.3일, 열대야일수는 10.5일로 나타났다. 지난해(전국 폭염일수 31.4일, 열대야일수 17.7일) 대비 크게 줄어든 수준이다. 폭염은 하루 최고 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을 뜻하며, 열대야는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을 의미한다.

더불어 매년 역시즌 수요가 늘어나면서 판매시기를 앞당기는 의류 업계의 움직임도 패딩 판매를 늘리는 데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G마켓 관계자는 "역시즌 쇼핑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에 각 의류 브랜드에서 패딩 상품을 일찍부터 출시하거나 이월상품 할인전을 진행해 판매량이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며 "추석을 앞둔 현 시점에서도 간절기 의류는 물론, 겨울의류 구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