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유가 뺀 물가 1% 상승
수요 줄고 공급가격 하락 영향"

"저물가 지속땐 큰 충격" 우려도
정부와 한국은행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04%를 기록한 데 대해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정부, 디플레 상황 아니라지만…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정책협의회에서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농산물과 석유류 등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1% 안팎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실물경제 성장과 자산 가격, 금융시장을 종합해보면 한국은 디플레이션 상황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김 차관은 “한국은 2%대 성장률을 지키고 있는 데다 일본과 달리 부동산 등 자산에 거품이 끼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디플레이션을 둘러싼) 불필요한 논란이 지속되면 경제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저물가 흐름이 장기화되면 경제활력이 더 떨어질 수 있다”며 “앞으로 몇 달 동안은 물가상승률 하락 충격이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윤면식 한은 부총재도 “물가상승률이 내년 이후에는 1%대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적으로 저인플레이션이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경기순환적 요인뿐만 아니라 글로벌화,기술진보 등 구조적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는 견해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차관은 지난달 물가상승률을 마이너스로 끌어내린 원인으로 ‘줄어든 수요’와 ‘공급 가격 하락’을 꼽았다. 그는 “경제 하방압력이 커지면서 수요가 약해지는 등 전반적인 경제활력이 떨어진 상태”라며 “여기에 농산물과 기름값 하락이 더해지면서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가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농축산물 가격은 작년 8월 폭염 여파로 4.6% 올랐던 것과 달리 올 8월에는 7.3% 떨어졌다. 같은 기간 배럴당 73달러였던 국제 유가도 59달러 안팎으로 하락했다. 기재부는 농산물과 석유류 등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1% 안팎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작년 이맘때 물가가 큰 폭으로 올랐던 기저효과로 인해 당분간 물가상승률은 0% 안팎에 머무르다 연말부터 0% 중후반으로 올라선 뒤 내년 이후에는 1%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