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갈등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일본은 한국에 대한 직접적인 무역규제가 될 수 있는 화이트리스트 배제를 단행했다. 이에 국내 금융시장의 혼란이 가중됐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연중 고점 대비 크게 떨어지며 시장에 커다란 충격을 줬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견조한 흐름을 보이며 시장의 하락과 무관한 모습을 보이는 종목도 있다. 바로 상장리츠(REITs)다.

리츠란 주식 발행을 통해 다수의 투자자에게서 자금을 모은 뒤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상품에 투자해 발생한 이익을 되돌려주는 투자회사를 뜻한다. 리츠는 90% 이상 배당 시 법인세 비과세 혜택이 있다. 이 때문에 결산시마다 주주들에게 배당가능이익의 상당 부분을 의무적으로 배당한다.

리츠는 대형주보다 규모가 작은 자산이다. 현재 코스피에 상장돼 있는 주요 리츠의 시가총액은 3400억~3900억원 수준이다. 규모가 작은 자산은 대개 평균수익률과 변동성이 높다. 그러나 리츠는 평균수익률이 시장 수익률을 상회하면서도 변동성은 대형주 수준으로 낮은 속성을 보이고 있다. 높은 배당수익률이 가격의 안전마진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상장리츠는 지난 7~8월 증시의 급락장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최근의 주가 상승으로 자본차익에 대한 기대감은 지난해 하반기보다 약화됐지만 5~6% 수준의 배당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자의 관심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코스피에 상장된 주요 리츠로는 이리츠코크렙과 신한알파리츠를 들 수 있다. 이리츠코크렙은 이랜드 계열의 NC백화점, 아울렛 등이 주요 자산인 리츠다. 신한알파리츠는 판교에 있는 오피스빌딩에서 나오는 임대료를 주 수익원으로 가지고 있는 리츠다.

또한 롯데리츠, NH리츠가 4분기 상장을 준비 중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유통회사들은 백화점, 마트 등의 점포를 리츠화해 유동성을 확보, 온·오프라인에 재투자할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투자자는 임대료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리츠 상장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산가들에게 익숙한 맥쿼리인프라는 우면산터널, 지하철 9호선 등의 인프라투자를 통해 나오는 수익금을 고객에게 안정적으로 배당하고 자본차익에 대한 기대를 하게 했던 회사다. 2000년대 중후반 이후 거액자산가의 포트폴리오에서 맥쿼리인프라는 필히 보유해야 할 상품 중 하나로 포함되기도 했다. 리츠 회사와 인프라투자 회사를 직접 비교하기에는 투자 대상 등의 차이가 많지만, 안정적인 배당과 자본차익 기대 가능성 측면에서는 유사성이 있다.

곧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계절이 다가온다. 특히 저금리 기조 지속과 불확실한 금융 환경 속에서 안정적인 배당을 제시하는 상품을 찾고자 하는 자산가 입장에서 리츠는 매력적인 투자대안이 될 수 있다.

자산가들의 투자 필수품으로 떠오르는 '리츠'
최근에는 주식처럼 거래되는 상장리츠 이 외에도 글로벌 주요 도시의 핵심 부동산에 투자하고 여기서 나오는 수익을 배당으로 지급하는 리츠 간접투자상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생활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기 어려운 고객이라면 간접투자리츠 상품에도 관심을 가질 만할 것이다.

김영각 KB증권 WM스타자문단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