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북 앱에서 항공권·호텔·맛집 예약…푸드트럭·中서도 결제
비씨카드의 간편결제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 페이북(paybooc)이 ‘월 결제액 1조원’에 달할 정도로 선전하고 있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대형 포털을 기반으로 한 전용 앱이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카드회사의 간편결제 서비스 중에서 가장 뛰어난 성과를 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QR코드 결제에 집중하면서도 여행, 문화 등 플랫폼 서비스를 적절히 가미해 ‘생활결제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있다.

카드사 간편결제 1위

모바일 서비스 분석업체 와이즈앱이 최근 공개한 지난 7월 금융 앱 사용자 수 자료에 따르면 비씨카드 페이북은 7월 월간 실사용자 수(MAU)가 482만 명으로 카드사 중 1위를 기록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만으로 추정한 수치여서 실제 사용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여겨진다. 페이북을 통한 결제액은 지난해 10조6265억원이었다. 올 상반기에는 5조7757억원을 결제했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최근 각종 이벤트 혜택을 추가하면서 고객 유입이 늘고 있어 올해엔 월평균 1조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간편결제 시장은 ‘춘추전국시대’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간편결제 플랫폼을 통한 결제금액은 80조1453억원으로 2016년 53조2645억원보다 198% 늘었다. 2018년 신용카드 사용액 679조6300억원의 11% 규모다.

플랫폼별 간편결제 금액은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페이코 등 전문업체들이 약 53조원으로 가장 많았고, 카드사 간편결제 앱을 통한 결제액이 27조원이었다. 이 중 약 3분의 1이 페이북 간편 결제였던 셈이다.

QR코드 결제에서 생활 플랫폼으로

비씨카드는 자체 카드 인프라를 갖추기 힘든 금융회사에 카드제작·청구·입금을 대행해주는 등 신용카드 프로세싱업을 주로 하는 회사다. 회원사를 늘릴수록 앱 사용자를 확보하기 쉽고, 금융상품 판매 등 제휴를 맺기도 쉽다.

페이북 간편결제는 QR코드가 주다. 고객이 QR코드를 제시하는 형태와 가맹점의 QR코드를 읽는 방식 두 가지를 업계 최초로 적용했다. 플라스틱 카드 없이도 스마트폰만으로 결제가 가능하고, 기존 신용카드 혜택을 그대로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개인 인증은 아이디(여섯 자리 비밀번호), 지문, 얼굴, 목소리 등 4개 방식으로 할 수 있다. 생체인증 관련 국제표준인 ‘FIDO 인증’을 받았다.

비씨카드는 페이북을 생활결제플랫폼으로 구축하는 데 힘썼다. 항공권과 호텔 예약이 가능한 여행 플랫폼에 문화, 골프, 쇼핑, 맛집 예약 등의 서비스를 추가했다. 6월에는 금융 카테고리를 추가해 예·적금 및 보험 가입, 환전 상품을 출시했다. 2030세대가 선호하는 쇼핑, 뷰티, 도서, 주유 업종 등에서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플랫폼 ‘생활엔BC’를 최근 선보이기도 했다.

해외 연동 시작, 푸드트럭에서도 QR

오프라인에선 약 4만 개 가맹점에서 페이북을 통한 QR결제를 할 수 있다. 적은 수치로 여겨지지만 현재 국내 대부분의 대형마트, 편의점, 면세점,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쓸 수 있다. 페이북은 QR결제 말고도 근접무선통신(NFC) 결제가 가능해 간편결제 인프라가 확대될수록 오프라인 사용이 더 용이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비씨카드는 5월 중국 유니온페이와 해외QR결제 개통식을 열었다. 페이북 사용자들이 중국 유니온페이의 간편결제 윈샨푸 가맹점에서도 국내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다. 해외에서 간편결제 연동을 시작한 것은 비씨카드가 국내 최초다. 반대로 중국 윈샨푸 가입자들은 국내 비씨카드 QR결제 가맹점에서 결제가 가능하다.

앞으로는 주요 관광지의 노점상에서도 자유롭게 QR결제를 할 수 있다. 비씨카드가 사업자 등록이 없는 개인판매자를 신용카드 가맹점으로 등록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QR코드만 부착해 놓으면 간편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로 노점상과 푸드트럭 등 일정한 주소지가 없는 영세사업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