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30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50%로 동결했다.

지난달 18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한 만큼 연속으로 금리를 내리기보다 금리인하 효과를 당분간 지켜보자는 의견이 우세했다는 평가다.

한은 관계자는 "두 차례 연속 금리를 내리기는 부담이 컸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금융위기 시절인 2008년 10월∼2009년 2월 이후 연속 금리인하는 없었다.

지난달 금리인하는 시장의 예상(8월 인하)보다 한발 앞선 조치로 여겨졌다.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린 만큼, 일단 현 수준을 유지한다는 판단이다.

한은은 최근 서울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들썩이고, 하반기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폭이 확대되는 점을 고려해 금리를 동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최근 서울 일부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반등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도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4∼20일 96개 기관의 채권 관련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에서 동결 예상 응답이 78%였다.

다만 10월 16일로 예정된 다음 회의에선 한은이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경제성장률 하락과 낮은 물가상승률은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직접적 요인이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2%로 낮췄다. 물가상승률은 7개월째 0%대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관세 보복전'으로 비화하면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도 확산된다. 저성장·저물가가 심해져 '디플레이션' 진입 우려가 커지면 한은은 더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요구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요인들을 감안할 때 한은이 10월 추가 인하 카드를 꺼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이미 금리가 낮은 수준이라 추가 인하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