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섭 진승정보기술 대표가 서울 상암동 회사 사무실에서 아이팟과 아이패드를 이용한 모바일 포스(POS) 시스템을 보여주고 있다. 옆에는 식당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존 단말기가 놓여 있어 대조를 이룬다.
김규섭 진승정보기술 대표가 서울 상암동 회사 사무실에서 아이팟과 아이패드를 이용한 모바일 포스(POS) 시스템을 보여주고 있다. 옆에는 식당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존 단말기가 놓여 있어 대조를 이룬다.
“신발 OOO사이즈 있나요?” “창고에서 재고를 확인해 봐야 합니다.” 신발 의류 매장에서 창고에 간 직원을 하염없이 기다리거나 물건값을 결제하려고 카운터 앞에 줄을 서는 일은 흔하다. 그런데 국내 나이키 매장에선 직원들이 손에 든 작은 단말기로 재고 여부를 곧바로 파악하고, 그 자리에서 신용카드 결제까지 도와준다. 직원들이 물류 및 포스(POS·판매시점 정보관리시스템) 단말기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제품을 개발·납품한 회사가 응용소프트웨어 벤처기업인 진승정보기술이다.

“오프라인 서비스 업그레이드해야”

결제는 기본…매출 분석까지 모바일로 '척척'
이 회사 제품은 얼핏 보면 그냥 스마트폰 같다. 그러나 기능은 음식배달원이 결제와 영수증 출력을 위해 가지고 다니는 단말기를 한참 넘어선다. 단순 결제는 물론이고 재고, 물류 관리, 고객 관리, 매출 분석 등 매장 관리부서가 할 영역까지 지원한다. 취합된 데이터는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

매장 주인은 아이폰 아이팟 등 iOS(애플 운영체제) 또는 안드로이드 방식 중 한 가지를 선택하면 된다. 큰 컴퓨터처럼 생긴 기존 POS 단말기와도 연동해 동시에 정보를 취합할 수 있다. 표준 API(운영체제와 응용프로그램 간 통신에 사용되는 언어나 메시지 형식)를 개발해 적용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국내 나이키, 아디다스, HP, ABC마트 매장과 젠틀몬스터(안경 선글라스), 국립공원공단 수익시설 등에 모바일 POS 시스템을 납품했다.

최근 작은 식당이나 카페를 운영하는 영세 자영업자들도 모바일 주문 시스템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인기가 많은 ‘핫’한 식당에 가 보면 각 테이블에 태블릿PC가 놓여 있다. 소비자가 주문 사항을 입력하면 음식이 나온다. 주문을 받으러 직원이 오길 기다릴 필요가 없다.

김규섭 진승정보기술 대표는 “모바일 쇼핑과 배달 문화가 대세가 된 시대에 왜 소비자들이 굳이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지 고민해봐야 한다”며 “브랜드 가치에 대한 직접 경험, 자신에게 맞는 대면(對面) 컨설팅, 기다리지 않고 빨리 구매하고픈 욕구 등 다양한 소비자의 니즈를 만족시키는 데 소매업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바일 POS는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사업주 입장에선 한층 세련된 매장 분위기를 구현하고 각종 데이터를 분석해 경영에 활용할 수 있게 해준다”고 덧붙였다.

젊은 벤처…해외 시장도 공략

소프트웨어 개발자 겸 컨설턴트로 일하던 김 대표는 서울산업진흥원(SBA) 창업보육프로그램을 거쳐 2010년 회사를 세웠다. 전 직장 동료 세 명과 세운 진승정보기술은 직원 28명 규모로 성장했다. 이 중 15명이 개발자다. 모바일 POS 시스템과 데이터베이스(DB) 기술을 기반으로 한 중소형 유통 전사적자원관리(ERP) 솔루션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2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50억원을 목표로 잡고 있다.

작은 회사지만 해외 시장도 적극 공략 중이다. 몽골 울란바토르의 홈플라자와 캐나다 한인실업인협회(OKBA) 소속 편의점 130여 곳 등에 시스템을 납품했다. 그는 국내에 후발 경쟁 업체가 생기는 것도 반갑다고 했다. 자신이 생각한 방향으로 시장이 흘러가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는 9월 말엔 식음료(F&B) 자영업자 전용 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영세 자영업자들이 일정 관리비(월 4만여원)만 내면 모바일 POS 단말기와 시스템을 빌릴 수 있다. 김 대표는 “‘소비자와 가까이 있어라’라는 마케팅 원칙을 실현해주는 회사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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