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윤철 BNK경남은행장
황윤철 BNK경남은행장
BNK경남은행(은행장 황윤철)이 디지털 금융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4차 산업 분야 핵심 기술 내재화와 상용화로 미래를 대비해나가는 모습이다.

변화는 은행 곳곳에서 감지된다. 가장 큰 변화는 고객이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디지털 혁신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경남은행은 창원시 의창구에 있는 명곡지점을 ‘디지털브랜치 1호 시범 영업점’으로 선정하고 ‘디지털브랜치(digital branch) 구축 작업’에 들어갔다. 이 작업은 영업점에 생체인증시스템·디지털컨시어지(지능형순번기)·디지털사이니지(디지털정보디스플레이)·셀프출납인수도기 등 디지털 인프라를 도입해 고객에게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는 게 목적이다.

11월 명곡지점 디지털브랜치가 성공적으로 구축되면 통장과 카드 없이 손가락(지정맥) 인증만으로 자동화기기와 창구 현금 인출이 가능해진다. 전자금융 신청과 OTP(일회용 비밀번호) 발급 등 금융 서비스도 더욱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디지털컨시어지와 디지털사이니지를 통해서는 각종 금융정보를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 명곡지점을 시작으로 2020년에는 영업점의 80%까지 디지털브랜치를 확대할 계획이다.

동시에 경남은행은 현금 없는 캐시리스(cashless), 서류 없는 페이퍼리스(paperless) 영업점 업무로의 디지털 혁신도 진행 중이다. 영업점 직원들의 업무량이 대폭 경감돼 줄어든 업무량과 시간만큼 고객 서비스 질이 향상될 것으로 은행 측은 기대하고 있다.

비대면으로 금융상품과 서비스 가입, 불편사항을 해결해주는 고객상담에도 변화가 엿보인다.

경남은행은 지난 2월부터 5개월여간 고객상담 분석시스템을 개발해 고객센터에 도입했다. AI를 기반으로 한 고객상담 분석시스템은 일반상담은 물론 다양한 고객 반응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불만과 서비스 개선안을 신속하게 처리한다.

여기에 음성인식과 텍스트분석 기능을 포함하고 있어 효율적으로 고객의 목소리를 청취해 빠르고 정확한 고객상담을 지원한다.

디지털뱅크로의 전환에 금융상품과 서비스도 보조를 맞추고 있다.

경남은행은 독자적인 투자는 물론 동종 및 이종 업종과의 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 규모가 큰 시중은행에 결코 뒤지지 않는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고객 사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제휴사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금융상품 조회뿐 아니라 맞춤형 상품 가입까지 가능하도록 다양한 기술을 도입했다.

경남은행의 대표 모바일 플랫폼인 투유뱅크앱은 전용 여·수신 금융상품이 현재 9종에 이른다. AI 투자 자문 및 자산관리 서비스인 ‘BNK웰스타로보(WealSTARRobo)’는 지난해 선보였다. 웰스타로보는 딥러닝(인공신경망 기반 자율학습)과 인공지능 알고리즘(문제 해결을 위한 절차),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성향에 맞는 최적의 자산 배분 포트폴리오(펀드, 퇴직연금 등)를 추천한다.

특징적인 것은 가입 후 3개월마다 정기적으로 자산 점검과 재조정(리밸런싱) 시기를 안내해 시장 상황 변화에 맞춰 언제든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할 수 있어 더욱 안정적이고 빠르게 수익을 실현할 수 있다.

은행 내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전문 인력 양성과 시스템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경남은행은 데이터 중요성이 높아지는 디지털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IT 직군’ 신입 행원을 따로 구분해 채용했다. 신입 행원은 물론 공모 직원을 대상으로 빅데이터와 머신러닝에 대한 연수를 정기적으로 해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은행 일을 하는 로봇사업이라 일컬어지는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시스템도 구축 중이다. 이 시스템은 사람이 반복적으로 수행 처리해야 하는 단순 업무를 정형화하고 사전에 규칙을 설정한 로봇 소프트웨어를 통해 자동화하는 솔루션이다. 경남은행은 지난달 로봇행원 캔비(KNB-Bot) 5대를 도입하고 업무 적응을 위한 트레이닝에 들어갔다.

기업여신 심사자료 추출과 마케팅 동의 여부 상태 점검, 한국예탁결제원 기준가 조회 및 등록, 펀드 결산 등 9개 업무에 우선 적용하고 있다. RPA 시스템을 은행 업무 전반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황윤철 경남은행장은 “삶 전반에 혁신적이고 거대한 변화가 일어나는 초시대를 맞아 디지털금융으로의 전환을 조금도 늦출 수 없다”며 “디지털금융의 다변화에 맞춰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4차 산업 분야 핵심기술도 면밀히 파악해 적극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