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소 질병 예측…캡슐 하나로 구제역 막는다"
주먹구구식 소 사육의 현대화
김 대표가 개발한 ‘라이브케어’는 길이 110㎜, 지름 25㎜의 경구 투여형 바이오 캡슐로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했다. 소가 라이브케어를 삼키면 첫 번째 위장인 반추위에 안착해 체온을 비롯한 활동 척도, 영양섭취 등 생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할 수 있다. 목장주는 라이브케어에 탑재된 통신망을 통해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으로 소의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한다. IoT 기기 전용 저전력 장거리 통신망인 로라망을 활용해 별도 장치가 필요 없다.
라이브케어가 소 배 속에 들어가면 최대 10년간 유지된다. 김 대표는 “구제역을 비롯한 식체, 괴저성 유방염, 폐렴 등 다양한 질병의 예방 및 조기 치료가 가능하다”며 “발정기와 출산 시기까지 정확하게 예측한다”고 설명했다. 이상 여부가 발견되면 365일 운영하는 모니터링센터에서 농장주에게 즉시 연락한다. 국내 농가 500여 곳의 소 2만마리가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농장주들 만족도는 매우 높다.
축산 빅데이터로 해외 시장도 ‘노크’
세상에 없던 혁신적인 제품인 만큼 시행착오를 겪었다. 축산학과를 나온 김 대표의 부친까지 ‘불가능할 것’이라며 말렸다. 소는 반추동물이라 되새김질할 때 캡슐이 입으로 다시 나오지 않게 하고, 위에서 잘 자리잡도록 하는 것도 중요했다. 창업 초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마케팅 사업을 통해 자금을 마련한 뒤 연구에 쏟아부었다. 개발에만 3년 가까이 걸렸다. 김 대표는 “구글도 갖지 못한 축산 빅데이터가 우리만의 경쟁력”이라며 “혁신적인 사업인 만큼 젊은 인력들이 합류해 엔지니어가 전체 직원의 절반”이라고 설명했다.
축산업이 발달한 일본과 미국, 브라질, 호주 등 해외에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얼마 전 소프트뱅크와 호주 총판 계약을 맺었다. 올해 축우 10만 마리를 시작으로 향후 3년간 50만 마리에 캡슐을 공급한다. 남미 시장을 겨냥해 미국에 법인을 설립했으며 유럽 공략을 위해 덴마크에 현지법인을 세울 예정이다.
김 대표는 “소에 과도하게 투여하던 백신과 항생제 사용을 줄여 인류 건강에도 기여할 수 있다”며 “글로벌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조원 이상 벤처)으로 크고 싶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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