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남동 등 가동률 급락

장기불황 속 무역전쟁 충격
부품·뿌리기업 공장 매물 쌓여
"중소 제조업 기반 붕괴 우려"
수도권 産團까지 덮친 '불황 먹구름'

경기 반월산업단지와 시화산업단지를 연결하는 중심도로인 별망로. 26일 이면도로 곳곳에 공장 매각이나 임대를 알리는 현수막들이 어지럽게 걸려 있었다. 반월산단 내 중개업소 K대표는 “반월과 시화산단에서 나온 단독공장 매물만 100건이 훨씬 넘는다”며 “헐값을 우려해 은밀히 인수자를 찾는 공장을 포함하면 실제 매물은 몇 배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주요 산단 사업주뿐만 아니라 대부분 근로자들도 추석 상여금은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자동차 협력사 대표는 “몇 년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추락해 추석 상여금은 꿈도 못 꾼다”고 했다.

수도권 산단이 장기 불황으로 신음하고 있다. 최근 미·중 무역분쟁의 피해가 본격화하면서 한계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전국 산업단지 포털인 이클러스터넷에 따르면 인천 남동, 시화 등 수도권 주요 산단의 가동률이 최근 3년 새 15%포인트 떨어졌다. 1만1184개 업체가 몰려 있는 시화산단 가동률은 2016년 6월 83.0%에서 올 6월 67.9%로 하락했다. 남동산단(6795개)도 같은 기간 61.6%로 14.4%포인트 떨어졌다.

이들 산단은 자동차·전자·기계부품과 도금 주물 금형 등 뿌리기업이 밀집해 있다. 국내외 경영환경 악화로 인한 현장의 피해가 가시화하면서 지방에 이어 수도권 산단의 가동률도 눈에 띄게 떨어지는 추세다. 수도권 산단 내 한 도금업체 사장은 “우리 단지에 입주한 도금업체 중 약 20%가 최근 1년 새 폐업했다”고 했다.

조병선 중견기업연구원장은 “기존 제조업의 경쟁력 약화와 미·중 무역마찰 등이 맞물려 중소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일본 무역보복 장기화에 대비해 선제적인 정책을 내놓지 않으면 중소제조업 기반이 붕괴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남동·반월·시화=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문혜정/심성미 기자 nhk@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