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발 악재에 금융시장 출렁…주가·원화값↓ 채권·금↑
미중 무역전쟁 악화의 여파로 26일 국내 주가와 원화 가치는 동반 하락하고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과 금값은 상승하는 등 금융시장이 또 출렁였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1.99포인트(1.64%) 떨어진 1,916.31에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이 1천444억원어치를 내다 팔았고 개인과 기관은 549억원, 716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코스닥은 코스피보다 타격이 더 컸다.

코스닥지수는 26.07포인트(4.28%) 급락한 582.91로 거래를 마쳐 지난 5일(-45.91포인트, -7.46%) 이후 최대 낙폭을 보였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천136억원, 92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개인은 1천990억원을 순매수했다.

주가 하락은 지난 주말 미국과 중국이 '관세 폭탄'을 주고받으면서 미국 증시가 급락하자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중국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산 수입품 750억 달러(약 91조원)어치에 대해 품목별로 5% 또는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으며, 미국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5%씩 추가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또 같은 날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잭슨홀 회의 연설에서 "적절히 행동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금리 인하에 대해 충분한 신호를 내놓지 않은 점도 시장의 실망감을 부추겼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중 무역분쟁 격화, 미국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 약화, 이달 말 예정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EM) 지수의 한국 비중 축소 등 이슈가 악재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코스닥은 개인투자자 위주여서 수급이 좋지 않은 데다 코오롱티슈진 상장폐지 우려도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바이오 업종의 신뢰도 하락으로 수급이 완전히 무너진 가운데 미중 무역전쟁 격화 같은 대외 이슈로 증시 전반의 투자심리가 악화하면서 코스닥이 바이오 중심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원/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장보다 7.2원 오른 달러당 1,217.8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장 초반 한때 1,220원 선을 상향 돌파하는 등 큰 변동성을 나타냈다.

이에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원화가 위안화 움직임의 영향을 받아 과도한 변동성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안전자산 선호 흐름 속에 국고채 가격은 일제히 상승(금리 하락)했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4.8bp(1bp=0.01%) 내린 연 1.121%에 장을 마쳤다.

10년물은 연 1.191%로 7.0bp 내렸고, 5년물은 연 1.147%로 7.2bp 내렸다.

특히 1년물은 연 1.080%로 3.3bp 하락하면서 지난 22일 세운 사상 최저치 기록(연 1.108%)을 경신했다.

20년물과 30년물, 50년물은 각각 연 1.210%로 6.0bp씩 내렸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이 더 심화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진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표적 안전자산 중 하나인 금값도 강세를 보여 한국거래소 KRX금시장에서 금 1g은 3.14% 상승한 6만680원에 마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