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보이콧 재팬'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행업계가 일본 패키지 매출이 추가로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선언으로 한일관계가 한층 악화하면서 일본 불매운동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 탓이다.

26일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 23일 우리나라 정부의 지소미아 연장 종료 발표에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 여행사 주가는 모두 1~2%대 하락 마감했다.

국내 여행주 주가는 앞서 급락했다. 지난달 일본 불매운동이 본격화하면서 일본 여행을 취소하고, 여행지도 일본 대신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로 선택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모두투어 주가는 23일 종가 기준으로 6월 말 대비 24.6%나 빠졌다. 같은 기간 노랑풍선 19.4%, 하나투어 16.4%, 참좋은여행 15.3%씩 하락했다.

이들 여행사의 대일(對日) 매출도 하락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일본정부관광국(JNTO)가 발표한 방일 외국인 여행자 통계(추계치)에 의하면 7월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여행자 수는 56만17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7.6% 감소했다.

실제로 여행사들의 7월 해외 패키지 송출객 수가 줄었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7월 일본 비중이 높은 편인 하나투어의 해외 패키지 송출객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4.4% 감소했다.

여기에 지소미아 연장 종료가 겹쳐 하반기에도 일본 여행 수요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한일관계 개선을 기대했지만 지소미아 연장 종료 결정으로 당분간 불매운동 여파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본 여행 취소사태는 소강 상태지만, 추석 연휴와 가을이 온천여행 대목인 만큼 일본 여행 관련 매출 하락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가도 여행주 투자를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을 주문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나투어에 대해 "8~9월 일본 예약률이 70~80% 하락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 당시처럼 자발적으로 일본 여행을 자제하는 국민정서가 어떻게 마무리될지 판단 불가능하다"며 "엔고 현상까지 가세하면서 가격 프로모션도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극단적으로 보수적인 투자 관점이 유효하다"고 했다.

이효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3분기 하나투어·모두투어 본업(패키지 사업)의 적자를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면서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적정주가를 5만원과 2만원으로 하향 조정하고, 여행 부문에 대한 중립(뉴트럴) 의견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