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스의 우즈베키스탄 인프라 투자전략

우즈베크와 합작사 설립
22일 PVC 가드레일 공장 기공식
대통령 전용도로 공사 수주
#인구 3300만 명의 중앙아시아 국가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 지난 22일 한국 중소기업 카리스와 우즈베키스탄 도로업무를 총괄하는 도로교통청의 합작회사인 ‘카리스 트란스 율쿠릴리시’ 공장 기공식이 교통청 청사에서 열렸다. 카리스는 면적 9900㎡의 공장 리모델링을 끝내는 대로 세계 최초로 개발한 폴리염화비닐(PVC) 가드레일을 생산, 우즈베키스탄 전역에 설치할 예정이다.

#타슈켄트에서 1시간30분의 비행에 이어 2시간여 차량 이동으로 도착한 자치공화국 카라칼파크스탄의 소도시 쿵그라드. 이곳엔 중앙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소듐을 생산하는 쿵그라드 소듐공장이 있다. 소듐은 유리와 타일 등의 원료로 쓰인다. 카리스는 소듐공장 인수를 위한 회계실사를 마쳤다.

카리스가 경제 개발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에 본격 진출했다. 가시화된 우즈베크 합작사업의 큰 축은 도로 가드레일 설치와 소듐을 생산하는 화학공장 인수 등 두 개다. 중앙아시아 진출의 전초기지로 삼으려는 카리스와 경제성장률 연 5~6%대로 성장정체기를 맞은 우즈베크의 외자 유치 필요성 등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협상이 급물살을 탄 것으로 알려졌다.
유철 카리스·카리스국보 회장(오른쪽 네 번째부터), 하현 카리스국보 대표, 라크마노프 베크조드 우즈베크 대외투자무역부 한국담당 등이 지난 22일 타슈켄트에서 열린 기공식에서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유철 카리스·카리스국보 회장(오른쪽 네 번째부터), 하현 카리스국보 대표, 라크마노프 베크조드 우즈베크 대외투자무역부 한국담당 등이 지난 22일 타슈켄트에서 열린 기공식에서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우즈베크 도로에 한국산 가드레일 깐다

이날 열린 카리스 트란스 율쿠릴리시 공장 기공식은 카리스 PVC 가드레일 사업의 첫 삽을 뜬 자리였다. 유철 카리스 회장과 카리스의 물류 계열사인 카리스국보의 하현 대표, 우즈베크 정부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합작회사는 카리스가 지분 80%, 우즈베크 도로교통청이 20%를 보유한다.

유 회장은 “면적 9900㎡의 공장에 20개의 가드레일 생산설비를 갖출 계획”이라며 “이후 부지를 추가 확보해 9만9000㎡ 면적에 생산설비를 200라인까지 확보한다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르면 연내 공장을 준공하고 PVC 가드레일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카리스 측은 내다보고 있다.

카리스, 우즈베크에 도로 인프라 '첫 삽'…중앙亞 시장도 눈독

카리스가 2016년 개발한 PVC 가드레일은 한국과 미국의 차량충돌 테스트를 통과했다. 지난해 11월엔 세계 최초로 국제도로연맹(IRF)이 주는 이노베이션상을 받아 기술력도 검증받았다. 기존 철제 가드레일보다 충격을 더 많이 흡수해 2차 사고를 막을 수 있는 데다 가격이 20% 이상 저렴해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PVC 소재 가드레일에 촉매제를 넣으면 빛을 내거나 자동차 매연을 흡수할 수 있도록 기능 추가도 가능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미 첫 수주를 마쳤다. 타슈켄트의 우즈베크 대통령 전용도로 19.7㎞에 가드레일을 설치할 예정이다. 중앙분리대(두 겹)와 도로 양측에 설치하기 때문에 총 설치 거리는 80㎞에 이른다. 약 45억원의 발주서를 지난 6월 우즈베크 교통부에서 받았다.

대규모 도로공사 수주를 위한 실무접촉도 하고 있다. 우즈베크 정부는 경제개발 과정에서 도로 17만㎞를 신설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카리스는 약 4만㎞ 구간을 국내 대형 건설사와 컨소시엄을 이뤄 건설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카리스는 가드레일로 시작된 우즈베크 인프라 사업을 도로 건설 등 국가 기간산업으로 확장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중앙아시아 유일한 소듐 공장인 쿵그라드 공장에서 직원들이 소듐을 포장해 옮기고 있다. /서기열 기자

중앙아시아 유일한 소듐 공장인 쿵그라드 공장에서 직원들이 소듐을 포장해 옮기고 있다. /서기열 기자

소듐공장 발판으로 중앙亞 본격 진출

카리스는 자원부국 우즈베키스탄 정부와 쿵그라드 소듐공장을 인수하는 공식 계약을 조만간 맺을 예정이다. 이 공장의 정부 지분 100% 가운데 51%를 카리스가 인수하는 조건이다. 이를 위해 한국 회계팀이 이곳을 찾아 공장 자산가치 등 실사를 마쳤다.

2006년 가동을 시작한 이 공장은 연 20만t을 생산하는 중앙아시아의 유일한 소듐 공장이다. 이렇게 외진 곳에 공장이 들어선 것은 소듐 원료가 인근에 풍부하기 때문이다. 220㎞ 떨어진 자만사이광산에서 채취한 석회암과 60㎞ 떨어진 바르샤켈마스 암염광산에서 소금을 가져온다. 석회암 1.2t, 소금 1.6t을 물과 배합해 전기와 가스를 이용, 고온으로 끓이면 고순도 소듐 1t이 생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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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t은 우즈베크에서 소비되고 나머지는 카자흐스탄 등 인근 국가로 수출하고 있다. 중앙아시아 중심부에 있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이 공장은 늘어나는 소듐 수요를 맞추기 위해 증설을 계획 중이다. 아바트 공장장은 “우즈베크 내 수요는 2021년 현재의 두 배인 20만t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러시아 수요도 매년 빠르게 늘고 있다”며 “인도 이란 아프가니스탄으로 수출도 계획하고 있어 증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즈베크 정부는 인수 조건으로 생산능력 25만t 증설을 요구하고 있다. 카리스는 실사가 끝나는 대로 최종 인수가격을 확정한 뒤 공장 증설에 들어갈 계획이다.

유 회장은 “우즈베키스탄을 중앙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글로벌 사업의 전초기지로 조성하겠다”며 “이 외에도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타슈켄트·쿵그라드=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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