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 친환경 보랭백 회수율 90% 달해
신선식품 온라인몰인 ‘헬로네이처’는 지난 6월 상품을 배달할 때 사용하는 스티로폼 박스를 대체할 가방(사진)을 제작했다. 특수 단열재가 사용됐고, 안쪽 면은 은박 재질로 덮여 있어 세척하면 재사용할 수 있는 보랭백이었다.

“포장 쓰레기를 줄이겠다는 취지는 좋다. 그런데 소비자들이 돌려주지 않으면 큰일”이라는 우려가 내부에서 나왔다. 가방 제작에 적지 않은 비용이 드는데, 돌려받지 못하게 되면 회사가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

헬로네이처가 친환경 가방을 사용한 지 두 달. 이런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가방 회수율이 85~90%에 달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친환경을 실천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끼고 있고, 기업은 가방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단골’ 소비자를 확보하고 있다.

새벽배송에 재사용 가방을 사용하고 있는 업체는 헬로네이처와 신세계의 온라인몰 ‘SSG닷컴’이다.

헬로네이처는 6월 테스트를 거쳐 지난달 1일부터 수도권 배송에 ‘더그린박스’를 사용하고 있다. SSG닷컴도 6월 말부터 ‘알비백’이라는 가방에 상품을 담아 새벽배송에 나서고 있다. 배송기사가 이 가방에 신선식품 등을 담아 배달하고, 다음 주문 때 기존 가방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회수 여부는 전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달렸다. 당초 우려와 달리 10명 중 9명의 소비자가 다음 주문 때 기존에 받은 가방을 문 앞에 내놓고 있다. 헬로네이처 더그린박스의 7~8월 재사용률은 85%로 집계됐다. SSG닷컴의 알비백은 같은 기간 95%의 재사용률을 기록했다.

헬로네이처와 SSG닷컴은 재사용률을 높이기 위해 회수 1건당 500원의 적립금을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오정후 헬로네이처 대표는 “친환경 취지에 공감한 소비자들의 참여가 결정적인 성공 이유”라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