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플라자 호텔의 선물세트
더 플라자 호텔의 선물세트
‘합리적 가격과 건강 먹거리’ 올 추석 연휴를 앞두고 국내 특급호텔들이 선보인 선물세트의 특징이다.

호텔업계는 명절마다 추석선물을 내놓고 있다. 고급화를 지향하지만 올해는 합리적 가격대에 구매할 수 있는 상품 수를 늘렸다. 추석 상품을 기획한 호텔 관계자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법(김영란법)의 영향으로 업무 관계자 간 주고받을 수 있는 선물액 한도인 10만원 이내로 구성한 상품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높아지는 건강 먹거리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 것도 호텔 추석 선물세트의 특징이다. 유기농 식재료와 와인 등이 주력 상품이 됐다. 명절 상차림 준비로 지친 가족들이 호텔에서 쉴 수 있는 ‘추캉스’(추석 바캉스) 상품도 눈길을 끈다.

10만원 이하 선물로 가성비 높여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서울은 추석 선물로 소믈리에와 셰프가 직접 고른 ‘그랜드 햄퍼’ 시리즈를 내놨다. 햄퍼는 바구니라는 뜻이다. 4만원대부터 24만원대까지 가격이 다양하다. 홈메이드 세트(4만9000원), 샤퀴테리 세트(9만8000원), 그랜드 스페셜 햄퍼(18만8000원), 시그니처 햄퍼(24만8000원) 등이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그랜드 햄퍼’ 선물세트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그랜드 햄퍼’ 선물세트
그랜드 하얏트 서울은 10만원 이하 선물세트에 특히 공을 들였다. 홈메이드 세트는 쿠키, 초콜릿, 마카롱 등 수제 디저트로 구성돼 있다. 샤퀴테리는 프랑스어로 육류의 코부터 내장, 꼬리까지 모든 부위를 사용해 만드는 유럽식 가공육을 뜻한다. 말리고 숙성하는 방식으로 풍미를 높인 제품으로 보관이 쉬워 선물하기 적합하다. 사퀴테리 세트에는 프리미엄 소시지와 제주산 흑돼지 살라미, 카망베르 치즈 등이 들어 있다. 그랜드 스페셜 햄퍼와 시그니처 햄퍼엔 소믈리에가 엄선한 와인이 포함된다.

서울 소공동 더 플라자 호텔이 판매하는 선물세트는 2만원대부터 350만원대까지 상품 수만 90개에 달한다. 호텔 자체상표(PB)인 ‘P컬렉션’ 브랜드로 출시한 디퓨저(차량용 2만8000원, 가정용 4만2000원), 산꿀자연송이세트(10만원),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품권(5·7·10만원) 등 상품 수를 지난 명절보다 늘렸다. 더 플라자 호텔은 상품 배송을 택배업체에 맡기지 않는다. 가격에 상관없이 호텔리어들이 직접 포장부터 배송까지 전담한다.

프리미엄 건강 먹거리도

신라호텔은 처음으로 ‘명인의 손맛’ 선물세트를 선보인다. 송이 된장 500g, 한우 볶음 고추장 500g으로 구성된 전통장 세트를 20만원에 판매한다. 이 제품은 대맥장(검은콩과 보리로 만든 메주로 담근 장)의 명인 성명례 씨(72)와 손잡고 만들었다. 맥된장 등으로 구성을 바꾼 실속형 전통장 세트는 9만9000원에 판매한다. 전화 및 온라인 주문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신라호텔의 ‘명인의 손맛’ 선물세트
신라호텔의 ‘명인의 손맛’ 선물세트
역삼동 르메르디앙 서울은 유럽식 식재료와 와인으로 구성된 추석선물세트를 판매한다. 와인의 경우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 양조방식으로 생산한 제품만 소믈리에가 엄선했다. 올리브, 트러플 등 이탈리아 식재료로 구성된 선물세트도 눈길을 끈다. 남프랑스산 올리브와 스페인 칵테일 등으로 구성된 쁘띠 세트(15만원), 이탈리아식 소시지와 살라미, 오이 피클 등을 담은 앙상블 세트(20만원) 등을 판매한다.

장충동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 어소시에이티드 위드 풀만은 호텔 셰프가 직접 담근 특선 간장 게장을 25만원에 판매한다. 한방 재료로 달인 간장을 사용해 두 번의 숙성 과정을 거쳐 짜지 않다. 노르웨이산 훈제 연어 세트(24만원)는 전통적인 염지 방식으로 소금 간을 하고 강원도산 참나무를 사용해 훈연했다.

호텔에서 즐기는 ‘추(秋)캉스’

호텔에서 추석을 보내려는 사람들을 위한 객실 패키지와 레스토랑 메뉴도 눈에 띈다.
JW 메리어트 서울 뷔페 레스토랑 ‘플레이버즈’
JW 메리어트 서울 뷔페 레스토랑 ‘플레이버즈’
롯데호텔 전 점에서는 추석 패키지로 객실 이용하면 경품 응모 쿠폰을 준다. 복과 재물을 상징하는 황금돼지 골드바, 시그니엘서울 숙박권 등을 경품으로 내걸었다. 서울 잠실동 롯데호텔월드는 투숙객에게 녹두전과 막걸리 한 병을 룸서비스로 제공한다. 소공동 롯데호텔서울은 투숙객에게 나전칠공예 브랜드 ‘채율’의 나전 필함 1개를 선물로 증정한다.

명절 기간 동안 추석 상차림 메뉴를 호텔 뷔페 레스토랑에서 맛볼 수도 있다.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 서울은 뷔페 레스토랑 ‘플레이버즈’에서 들깨 토란탕, 연포탕, 전복과 인삼을 담은 갈비찜, 돼지 등갈비 구이, 동태전, 애호박전 등 특선 메뉴를 선보인다. 한과, 인절미, 식혜 등 전통 다과를 디저트로 맛볼 수 있다.

기장군에 있는 힐튼부산에서도 ‘추석 스페셜 뷔페’를 마련한다. 소갈비찜, 버섯 떡갈비, 수정과, 송편, 약과 등이 준비돼 있다. 랍스터 살을 이용한 요리인 ‘테르미도르’를 테이블로 가져다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