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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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직원들이 내년 초 받을 성과급이 올초 대비 ‘반토막’ 날 것으로 전망된다. 메모리 반도체 시황이 크게 나빠진 데다 스마트폰 성장세까지 둔화되면서 이익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급감한 삼성전자 영업이익
급감한 삼성전자 영업이익
2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직원들에게 내년 초 지급할 초과성과인센티브(OPI·옛 PS) 예상 규모를 사전 공지했다. “경영 목표 달성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말과 함께 올해 초 지급분 대비 대폭 줄어든 수준을 제시했다. DS부문 메모리사업부는 연봉의 23~30%, 시스템LSI사업부와 파운드리사업부는 22~29%를 지급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그룹이 매년 1월 말 지급하는 OPI는 회사가 전년도에 벌어들인 초과이익을 최대 20% 범위 내에서 임직원에게 나눠주는 삼성만의 독특한 성과급 제도다. 개인이 받을 수 있는 OPI 최대치는 연봉의 50%다. 삼성전자 DS부문은 2015년부터 올해까지 5년 연속으로 연봉의 50%를 받아왔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반도체 시황이 급격하게 꺾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D램 가격이 올해 들어서만 50% 이상 떨어지면서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조2100억원(70.7%) 줄어든 3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 3분기 이후 가장 적은 이익 규모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M부문 무선사업부는 24~28% 수준의 OPI 지급을 예상했다. 무선사업부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최대치인 50%의 OPI를 받아왔다. 올해 처음으로 소폭 깎인 46%를 받았다. 내년에는 그 규모가 절반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초 삼성이 임직원들에게 지급한 초과성과인센티브(OPI) 규모
올해 초 삼성이 임직원들에게 지급한 초과성과인센티브(OPI) 규모
삼성전자 IM부문은 지난 2분기 갤럭시S10 판매 둔화와 중저가 제품 경쟁 심화로 영업이익이 1조원대로 떨어졌다. 고동진 IM부문장(사장)은 지난 7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갤럭시노트10 출시 기자 간담회에서 “사장이 된 이후 지난 4년간 한 번도 ‘내년은 위기’란 말을 하지 않았는데, 올 연말에는 조심스럽게 얘기를 꺼내야 할 것 같다”며 “세계 경제 침체와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직간접 영향, 일본 문제 때문에 한 치 앞을 내다보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난주와 이번 주가 다르고, 아침에 나왔던 얘기가 오후에 바뀌는 식으로 불확실성이 너무 많은 것이 문제”라며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 컨센서스(추정치 평균)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은 27조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전년(58조8867억원) 대비 50% 이상 감소한 수치다.

고재연/임락근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