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교보생명)
(사진=교보생명)
1년 새 2000명이 넘는 전속설계사를 떠나 보낸 교보생명이 인력 이탈을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 중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보험설계사의 영업경쟁력을 높이려고 이미지 구축(브랜딩 요소 개발)부터 애쓰고 있다. '고객에게 전문성과 신뢰감을 주자'는 것이 브랜딩 개발의 핵심이다.

가장 먼저 보험설계사에 대한 시각적 아이덴티티(Visual Identity) 확립을 위해 개발업체 선정에 나섰다. 연내 교보생명 전속설계사의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영업툴은 물론 온·오프라인 통합 관점의 애플리케이션(앱)도 제작할 계획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보험설계사와 고객이 직접 경험하는 영업서식 등을 중심으로 디자인 경쟁력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당사 보험설계사만의 차별적인 시각적 아이덴티티 개발을 통해 체계적이고 전문화된 이미지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보생명의 이러한 시도는 삼성생명이 앞서 출범시킨 전속설계사 브랜드와 닮은꼴이다. 삼성생명은 재무설계사 브랜드인 '인생금융전문가, 삼성생명 FC(Financial Consultant)'를 론칭, 보험설계사들의 이미지 제고에 나선 바 있다.

삼성생명은 기존 설계사의 명함 교체와 사무용품, 인쇄물 등의 사내외 물품에 브랜드 이미지를 적용했다. 또 인생금융전문가에 맞는 컨설턴트가 될 수 있도록 이미지 컨설팅 교육도 진행했다. 이는 보험설계사가 보험상품만 판매하는 게 아니라 재무설계를 책임지는 금융전문가 이미지를 높이려는 의도다.

보험사들이 잇따라 전속설계사의 이미지를 다시 꾸미는 건 잦은 인력 이탈을 예방하려는 고육책이다. 전속설계사는 영업 실적에 직결되는 중요한 요인이지만 갈수록 전속설계사가 줄고 있어서다.

교보생명은 특히 생명보험업계 빅3 가운데 전속설계사의 이탈이 더욱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기준 교보생명의 전속설계사 수는 1만6878명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4.3%(2407명) 감소했다. 삼성생명 1.9%(489명)과 한화생명 3%(542명)에 비해 감소폭이 눈에 띄게 크다.

교보생명은 이미지 재설계와 함께 올해 1월부터 신입 교육기간에 수수료까지 지원하고 있다. '고객보장 전문 FP(Financial Planner)'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신입 설계사가 영업에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수수료를 지원해 주는 것인데 안정적인 정착을 유도하려는 것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신입 설계사에게 18개월 동안 신인 활동지원비 명목의 수수료를 제공한다"면서 "지원 수수료는 1~3개월차에 80만 원, 4~6개월차에 60만 원, 7~12개월차에 40만 원, 13~17개월차에 30만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5월 말 기준 국내 생명보험사의 전속설계사 수는 9만3822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 줄었다.

업계에서는 전속설계사 이탈의 원인으로 시장 포화에 따른 영업 불황, 보험대리점(GA)의 대형화, 판매 채널의 다변화를 꼽고 있다. 최근 보험업계에 불고 있는 인슈어테크의 영향으로 비대면 채널이 활성화되면서 대면 영업을 하는 전속설계사의 자리는 더욱 줄어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마다 전속설계사들이 안정적인 영업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설계사 역량을 강화하거나 장점을 키워주는 등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이를 통해 전속설계사들의 자부심을 높이고 동시에 이탈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