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 "근거 없다"던
종양 제거술, 의료기술로 최근 인정

보험사들 "과거 지급한
실손보험금 돌려달라"…병원측에 소송
의료·보험업계, 맘모톰 놓고 '1000억대 소송戰'

의료계와 보험업계가 유방 종양 진단기기 맘모톰 사용을 둘러싸고 1000억원대 소송전에 나섰다. 보험업계가 ‘맘모톰을 이용한 종양 절제는 근거 없는 의료행위였던 만큼 환자를 통해 그동안 지급된 실손보험금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단일 의료행위와 관련해서는 역대 최대 규모 소송이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 보험회사들은 맘모톰처럼 제도적 근거가 취약했던 다른 시술에 대해서도 잇따라 보험금 반환을 요청할 방침이어서 소송 규모는 눈덩이처럼 커질 전망이다. 보건당국이 지금이라도 실손보험금 지급 기준을 정비해 혼란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맘모톰이 뭐길래

맘모톰은 미국 맘모톰사가 1995년 선보인 의료기기로 국내에는 1999년 도입됐다. 유방암을 비롯한 각종 질환을 검사하는 기기지만 곧 양성종양 절제에도 사용되기 시작했다. 20년간 사용된 의료기술이 올 들어 논란이 된 이유는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보건당국은 수가체계를 손보며 맘모톰을 이용한 유방 종양 진단을 국민건강보험 지급 대상에 넣었다. 하지만 종양 절제는 별도의 의료기술로 분리하고 의학적 근거를 갖추려면 새로 심사를 받도록 했다. 결국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가 이듬해 신청을 반려하면서 맘모톰 종양 절제술은 제도적 근거를 잃었다.

당장 손해율이 100%(보험금 지급이 보험료 수입보다 많음)를 넘어 경영난을 겪고 있는 보험사들이 들고일어났다. 맘모톰을 이용한 양성종양 절제가 애초에 근거 없는 의료행위였던 만큼 환자를 통해 병원에 지급된 실손보험금을 돌려받겠다는 것이다. 맘모톰을 사용한 종양 제거 수술비용은 100만~700만원이다.

보험사들은 지난해 말 내용증명을 보내기 시작했으며 일부 병원은 형사고발을 당해 올 4월부터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대상 병원은 300여 개로 5~10년치까지 소급한 보험금 반환 요구액은 1000억원을 넘길 전망이다.
의료·보험업계, 맘모톰 놓고 '1000억대 소송戰'

백내장 등 유사 소송 확대될 듯

세 번에 걸친 시도 끝에 맘모톰 종양 절제술은 지난 7일 신의료기술평가위를 통과했다. 의료계는 뒤늦게나마 해당 시술이 근거를 갖추게 된 만큼 보험사들에 민형사 소송 및 보험금 반환 요구를 중단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측은 “맘모톰 종양 절제는 20여 년간 세계적으로 인정받아온 수술법”이라며 “국내 제도의 미비를 이유로 병원에 부당한 부담을 지워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보험사들은 맘모톰처럼 제도적 근거가 없는 수술 사례를 찾아 적극적으로 보험금 반환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안과의 백내장 시술과 통증 관리의 일종인 비침습 무통증 신호요법, 간암 치료 요법인 이뮨셀엘씨주, 정형외과의 척추 시멘트 시술 등이 대상이다. 반환 요구액이 각각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1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맘모톰 종양 제거 전문병원까지 생겨나는 등 2015년 전후로 관련 실손보험 청구가 급증해 주시하고 있었다”며 “선량한 가입자들의 부담을 높일 수 있는 만큼 법적 판단을 받아 환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보험사들이 독자적으로 보험금 지급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체계를 도입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건강보험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보험금 지급 대상(급여항목)을 심사하지만 실손보험에는 이 같은 심사 체계가 없다. 헬스케어산업 자문을 담당하는 최진호 변호사는 “보험사들이 별다른 판단 없이 20년간 실손보험금을 지급해온 데도 원인이 있다”며 “정부가 나서서 이 같은 혼란이 재발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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