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한 공간에 쾌적한 승차감
첨단 기능으로 운전 피로도 덜어줘
더딘 변속에 운전 재미는 반감
현대차가 선보인 8세대 쏘나타는 보닛이 둥글게 내려오며 스포티한 감각을 준다.

현대차가 선보인 8세대 쏘나타는 보닛이 둥글게 내려오며 스포티한 감각을 준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심으로 재편되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자동차 쏘나타가 세단의 입지를 다시 세우고 있다. 상반기 국내외에서 11만6327대가 판매돼 세계에서 89번째로 많이 팔린 차량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가 올해 선보인 8세대 쏘나타는 세단 특유의 안락한 승차감과 첨단 기능, 젊어진 디자인으로 다양한 세대를 공략하고 나섰다. 우선 크기가 상위 모델인 그랜저에 맞먹을 정도로 커졌다. 전장 4900mm, 전폭 1860mm, 전고 1445mm에 달한다. 전장과 전폭에서 그랜저와의 차이는 각각 30mm, 5mm에 불과하다.

신형 쏘나타는 보닛 앞이 낮아져 스포티한 느낌을 준다. 새롭게 디자인된 주간 주행등은 날카로운 인상을 주는 동시에 동글하게 낮아진 보닛과 더불어 귀엽게 보이기도 한다. 실내 공간은 차분하고 깔끔하다. 특징이 없는 것 같으면서도 갖춰야 할 편의성은 모두 갖췄다. 10.25인치 디스플레이와 센터페시아는 운전석 방향으로 약간 기울어졌다. 디지털 계기판은 강한 햇볕에도 시인성이 뛰어났고, 헤드업디스플레이(HUD)는 필요한 정보를 오밀조밀하게 보여준다.

운전석에서 뭔가 허전함을 느낀다면 기어레버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쏘나타 기어레버는 버튼식(SBW)으로 대체됐다. 걸리적거리는 것이 없어 1열 공간 활용은 더욱 편리해졌다. 버튼 아래에는 주행 모드를 변경할 수 있는 토글스위치가 있다.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는 스티어링휠 뒤편 왼쪽에 위치했는데, 다소 불편할 수 있지만 잘못 건드릴 염려는 없다. 1열 조수석 레그룸과 2열 공간도 넉넉했다. 실내 공간을 가늠할 수 있는 쏘나타의 축간거리는 2845mm로, 초기 에쿠스보다도 길다.
현대차 8세대 쏘나타는 깔끔한 실내 공간을 갖췄다.

현대차 8세대 쏘나타는 깔끔한 실내 공간을 갖췄다.

쏘나타를 운전하며 가장 특징적이었던 것은 다양한 첨단 편의사양이다. 빌트인캠이 적용돼 별도 블랙박스를 설치하지 않아도 전후방 주행영상이 기록된다. 블랙박스를 설치하면 종종 겪게 되는 소음 문제에서 깔끔하게 벗어날 수 있다. 카카오i를 활용한 음성인식 비서도 운전자의 편의성을 높인다. 스티어링휠의 전용 버튼을 누르면 내비게이션부터 에어컨까지 다양한 기능을 말 한마디로 사용할 수 있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은 저속에서도 잘 작동했다. 통상 차로이탈방지(LKA) 등의 기능과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ACC)을 결합하면 준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카메라가 차선을 인식하는 60km/h 이상 속도에서 차량 스스로 차로를 유지하며 차간 거리를 유지해 달린다. 하지만 60km/h 이하 속도에서는 차선 인식이 어려워 이러한 기능을 사용할 수 없었다.

쏘나타는 차로유지보조(LFA) 버튼을 통해 0km/h부터 차로유지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했다. 물론 비가 내리는 등 카메라가 차선을 인식하기 어려운 조건에서는 제약이 있지만, 저속에서도 차선을 넘어가려 하면 경고음과 함께 스티어링이 자동으로 돌아가 차로 중앙을 유지시켰다.

시승 결과, 다소 아쉬움은 남았다. 가속페달을 밟아도 차량이 즉각적으로 반응해주지 못했다. 간혹 일반 도로에서 고속도로로 합류하거나 속도를 낮추고 차선을 변경한 직후 등 속도를 끌어올려야 할 때 가속페달을 밟으면 RPM만 높아지고 속도는 제자리에 머물렀다. 3, 4단에서 변속이 더뎌 벌어지는 현상으로 풀이할 수 있다.

스포츠모드에서는 이러한 증상이 되레 심해지는 느낌이었다. 반응은 굼뜬데 실내로 유입되는 엔진 소음만 커졌다. 패들시프트를 사용하면 보다 개선되지만, 변속은 여전히 느린 편에 속한다.
[신車털기] 쏘나타, 한국 도로에 최적화된 중형세단

8세대 쏘나타는 국내 도로 환경에서 운전하기 편한 차량이다. 차로 내에서 여유공간을 가지며 운전할 수 있고 고속은 물론, 저속에서도 차로 중앙을 유지해준다. ADAS 덕에 운전하며 느끼는 피로감도 덜하다. 2열 동승자도 여유로운 공간에서 쾌적하게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다만 젊어진 디자인처럼 주행 성능도 젊어질 필요는 있어 보인다. 부드러운 가속도 좋지만 필요할 때 폭발적인 성능도 보여야 젊은 운전자에게 재미를 줄 수 있지 않을까.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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