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금융그룹도 '좌불안석'
금융감독원이 대규모 원금 손실을 본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증권(DLS)을 판매한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의 내부 의사결정 과정을 집중 조사하기 시작했다. 경영진에 대한 책임 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본지 8월 9일자 A2면 참조

1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두 은행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상품 판매를 결정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DLS의 기초자산인 독일 영국 국채금리가 올해 초부터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는데도 판매를 강행한 이유 등이 조사 대상이다.

이들 은행이 속한 금융그룹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DLS 손실 책임이 은행뿐 아니라 금융그룹 전체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행장을 겸임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도 DLS를 판매한 KEB하나은행과 상품을 설계한 하나금융투자가 모두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금감원은 DLS가 은행의 지시로 개발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 상품인지도 관심을 두고 있다. 판매사가 운용업무에 개입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자본시장법상 불법이다. 금감원은 상품 판매 과정에서 원금 손실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 상품임을 소비자에게 충분히 설명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금감원 "DLS 판매절차 적법했나 들여다볼 것"…우리·KEB하나銀 긴장

금융감독원은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경영진이 DLS(파생결합증권) 판매를 결정한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를 거쳤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대규모 원금 손실 가능성이 높은데도 판매를 결정한 이유가 무엇인지가 핵심 조사 대상이다. 은행이 운용사에 상품 설계를 직접 지시했는지, 불완전판매는 없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경영진이 무리수를 둔 것으로 드러나면 금융당국의 징계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경영진 의사결정 어땠나

우리·KEB하나銀 겨눈 금감원…DLS 판매 '의사결정' 조사 착수

DLS는 미국 독일 영국 등의 국채금리가 일정 수준 안에서 유지되면 최고 연 5%의 수익률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계약 당시 설정한 금리 이하로 떨어지면 원금 모두를 잃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금융업계에서 금리연계형 DLS는 흥행 선두를 달렸다. 미국 등 해외 선진국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이상 조짐이 나타났다. 시장에서 미국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슈가 겹치면서 미국 독일 영국 국채금리가 일제히 내림세를 탔다. 지난 13일 기준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 -0.605%까지 하락했다.

금감원은 선진국 국채금리의 하락 조짐이 보이는데도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경영진이 금리연계형 DLS 판매 결정을 내린 이유를 들여다보고 있다. 우리은행은 KEB하나은행보다 더 공격적으로 DLS를 팔았다. 독일 국채금리가 원금 손실 구간에 접어든 3월에 DLS를 팔기 시작해 5월 들어서야 판매 중지 결정을 내렸다. 우리은행 측은 “3월에 판매할 때는 원금 손실이 시작되는 금리 기준을 더 낮췄다”고 해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다른 은행들은 금리연계형 DLS가 고위험 상품임을 알고 일부러 팔지 않았다”며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경영진이 비이자 이익 확대를 위해 무리수를 둔 건 아닌지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영진의 책임이 드러나면 금융당국의 징계를 받을 수도 있다. 다만 금감원 측은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언급은 자제하고 있다. 금융업계는 금감원이 경영진 ‘임기’까지 문제를 확산시키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관치논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OEM상품·불완전판매 논란

DLS가 은행이 증권사 등에 주문해 만든 일명 OEM(주문자상표부착) 상품인지도 쟁점이다. 판매사가 운용사에 소비자 요구를 반영한 상품 설계를 요구하는 것은 금융업계 관행으로 암암리에 통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관행은 자본시장법상 불법이다. 판매사가 운용사에 개입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일부 자산운용사에 OEM펀드를 주문한 혐의를 받는 농협은행에 대해 조만간 징계 절차에 들어간다. 한 은행 직원은 직장인 커뮤니티 앱(응용프로그램)인 블라인드를 통해 “DLS 상품은 대체로 1년 만기가 대부분이었는데 은행이 수수료 이익을 늘리기 위해 자산운용사에 4개월 상품으로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금감원은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이 고객들에게 상품 구조를 충분히 설명했는지도 살펴볼 예정이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