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시 테트릭 CEO "아프리카 7년 경험이 '대체 달걀' 만든 계기였죠"
‘식물성 대체 달걀’로 미국 식품업계에 돌풍을 일으킨 조시 테트릭 ‘저스트’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39·사진)가 한국을 찾았다. 한국 시장 진출을 계기로 한국 사업을 함께 할 파트너를 구하기 위해서다.

지난 9일 서울 역삼동에서 기자와 만난 테트릭 CEO는 “한국은 새로운 것에 호기심이 많아 트렌드를 이끄는 혁신 강국”이라며 싱가포르, 중국에 이어 아시아 세 번째 진출국으로 한국을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테트릭 CEO는 녹두를 이용한 달걀을 개발, 빌 게이츠 등으로부터 투자받아 이름을 알렸다.

앨라배마주 출신인 그는 코넬대 법대를 졸업하고 케냐, 라이베리아 등 아프리카로 건너가 사회운동가, 학교 교사, 라이베리아 정부의 자문역 등으로 일했다. 한 켤레의 신발을 사면 한 켤레를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기부하는 신발회사 ‘탐스 슈즈’에서도 근무했다. 아프리카에서 7년을 보내며 식량 문제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어릴 적 가난도 영향을 미쳤다. 그는 “단백질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더욱 공정하게 운영할 수 있는 푸드시스템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인의 식탁에 아침마다 오르는 달걀을 아이템으로 택했다.

미국으로 돌아와 친구 조시 벌크와 저스트를 창업했다. 생명공학자, 스타 셰프 등과 팀을 꾸려 수천 종 식물의 단백질을 연구했다. 테트릭은 녹두에서 답을 찾았다. 녹두 단백질에 물, 강황, 카놀라유 등을 배합해 달걀과 거의 비슷한 맛, 향, 질감을 구현했다. 그는 “저스트 에그는 단백질 약 42g을 기준으로 생산 비용이 4.9센트”라며 “소고기(23센트), 방목 달걀(13센트)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든다”고 설명했다. 단백질 함량은 달걀보다 20% 많고, 포화지방은 66% 적다.

4000만원으로 창업한 그의 회사는 연 매출 300억원대로 성장했다. 지금까지 약 1조원을 투자받았다. 빌 게이츠, 제리 양, 피터 틸 등 실리콘밸리 큰손들이 투자 대열에 합류했다. 저스트는 마요네즈, 식물성 쿠키에 이어 지난해 스크램블용 달걀인 ‘저스트 에그’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미국에서 355mL(달걀 약 8개 분량)짜리가 6.99달러에 판매된다. 월마트, 코스트코 등에서는 일반 달걀보다 더 많이 팔리고 있다. 중국에서는 알리바바의 프리미엄 신선마트 ‘허마’와 온라인몰 ‘티몰’ 등에서 판매 중이다.

테트릭은 “저스트는 대체 달걀 회사가 아니라 미래 식량 문제를 고민하는 단백질 회사”라고 강조했다. 식물성 달걀을 넘어 배양육 연구도 함께한다. 기존의 축산 등 산업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인 관계가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국내 주요 식품·유통회사는 앞다퉈 그와 만나 투자 논의를 하고 있다. 올해 파트너사가 결정되면 국내 소비자들은 이르면 내년 초 저스트 에그를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글=김보라/사진=허문찬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