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 무역협상을 하고 있지만 지금 합의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달 예정된 양국간 고위급 무역협상 취소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중국을 압박했다. 환율전쟁으로 비화한 미중 무역협상 논의가 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들 것으로 우려된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중국과 잘 지내고 중국과 대화하고 있다"면서도 "우리(미국)는 합의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문답을 통해 "중국은 무언가를 하고 싶어하지만 나는 아직 어느 것도 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25년간의 폐해…. 나는 그렇게 빨리 준비가 안돼 있어서 그것이 어떻게 해결될지 지켜보겠다"고 재차 대답했다.

미중 무역협상 취소 가능성도 열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9월에 회담을 계속할지 말지 지켜보겠다"며 "(회담을) 계속하는 것도 좋고, 안해도 좋다"고 말했다. 무엽협상 합의를 하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입장인 셈이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달 말 중국 베이징에서 두달여만에 고위급 무역협상을 재개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9월에 협상을 재개하자는데만 합의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9월부터 기존 25%의 관세를 부과해온 중국산 제품 2500억 달러 외에 추가로 3천억 달러의 제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세를 높였다. 이에 질세라 중국은 중국 기업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 중단 방침으로 응수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통화정책에 대응해 달러화 가치를 내릴 계획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아니다.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미국 중앙은행(Fed)을 향해 다시 금리인하를 요구했다. 중국의 위안화 약세 공격에 대응하려면 미국이 기준금리를 1%p 이상 인하해야 한다고 연일 제롬 파월 중앙은행 의장을 압박 중이다.

미국은 중국의 위안화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하자 중국 정부가 위안화 약세를 인위적으로 유도한다고 판단했다. 지난 5일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전격 지정하며 무역전쟁은 환율전쟁으로 비화했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