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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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면서 신흥국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흥국 주식과 하이일드 채권(비우량회사채) 등에는 보수적으로 접근하라고 조언했다. 또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을 골고루 담는 바벨 전략을 대안으로 추천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이 날선 대립을 지속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다음달부터 3000억 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중국은 미국 농산물 구매 중단과 위안화 절하(가치 하락)로 맞대응했다. 미국은 한 발 더 나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출구 없는 싸움을 지속하고 있다.

무역분쟁은 장기화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번에 다시 불거진 무역분쟁 리스크는 중국이 강경한 입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해소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현 KB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위안화 절하을 용인한 것은 무역분쟁 장기전을 준비하기 위한 작업의 일환"이라고 판단했다.

미중 무역분쟁의 우려가 금융시장을 덮치면서 신흥국에 대한 투자매력은 줄어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신흥국 주식이나 하이일드 채권 등에 보수적으로 접근하라고 주문했다.

주가가 급락하기는 했으나 신흥국 주식은 아직 저평가 국면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의 12개월 선행 예상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12.3배로 지난 5년 평균치인 12.5배를 밑돌고 있지만 여전히 지난 5월 저점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다.

서태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미국 중앙은행(Fed)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 않고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가 불가피하다면 신흥국 증시 역시 추세적 상승을 기대하기는 이르다"라고 분석했다.

신흥국 국채나 하이일드 채권 등에 대한 관심도 낮춰야 한다는 권고다. 소나기는 일단 피하는 것이 상책이라는 이유에서다.

박승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흥국은 자금이탈 우려가 확대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고 전반적으로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라며 "개별 상승 동력을 고려해 신흥국 국채나 하이일드 채권에 선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유효하다"고 했다.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에 골고루 투자하라는 대안도 제시됐다.

나중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이 전면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지만 단기간 내에 뚜렷한 해법을 찾기 어려운 단계에 이르렀다"며 "안전자산인 채권과 주요 통화당국의 정책 공조, 미중 무역협상 재개 등을 대비해 위험자산도 함께 담아야 한다"고 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