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효성화학

2분기 매출 4800억·영업익 496억
경기 둔화에도 영업이익률 10%↑

'꿈의 신소재' 폴리케톤 첫 상용화
수입에 의존하던 'TAC 필름'
반도체 소재 'NF3' 독자 개발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국내 830건, 해외 123건의 특허 등록 및 출원’. 첨단 정보기술(IT) 회사의 기술력 보유 현황이 아니다.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효성화학(162,500 -0.31%)의 지난 3월 말 기준 지식재산권 보유 현황이다. 효성화학은 지난해 6월 지주사로 전환한 (주)효성에서 화학 부문이 떨어져나와 세워진 회사다. 한·일 경제 전쟁으로 기초 소재나 화학 원료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석유화학 시장에서 고부가가치 기술을 기반으로 고속 성장하는 회사 중 하나로 꼽힌다.

‘꿈의 신소재’를 세계 최초 상용화

효성화학은 지난달 30일 올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 4800억원, 영업이익 496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10%를 넘었다. 2분기 경기 둔화에 따라 산업계 전반에 불고 있는 기업 이익 감소 추세에도 효성화학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매출(4424억원)과 영업이익(375억원)이 각각 10.3%, 32.3% 증가한 실적을 거뒀다.

이 같은 실적 호조에 대해 박준형 효성화학 사장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주력 사업의 경우 제조효율을 높여 원가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기초체력을 강화했다”며 “신규 사업은 거래처 개척 및 발굴을 통해 공격적으로 경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효성화학이 생산하는 대부분 제품은 소비자가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이 소비재를 만들기 위한 소재여서다. 대표적인 제품은 플라스틱 소재로 사용되는 폴리프로필렌(PP)을 비롯해 고기능성 폴리에스테르 섬유의 주원료인 테레프탈산(TPA), 식품포장 및 다양한 생활용품 포장재로 사용되는 나일론 필름, 광학용을 비롯한 전기전자용 및 각종 산업용 필름 등이다.

2010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양산에도 나서고 있다.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로 문제가 되고 있는 반도체 소재도 그중 하나다. 효성화학이 생산하고 있는 삼불화질소(NF3)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태양전지 등 첨단 제품을 생산할 때 쓰이는 산업용 특수가스다. LCD(액정표시장치)의 편광필름을 보호해주는 TAC 필름 등도 효성화학이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 이 두 제품은 그동안 수입에 의존해왔다.

특히 2013년 10여 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폴리케톤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폴리케톤은 대기오염의 주범인 일산화탄소와 올레핀(에틸렌·프로필렌)을 원료로 만든다. 다른 소재보다 충격에 강하고 화학 부식도 덜해 자동차 및 전기전자부품 소재 등으로 활용 가능하다. 효성화학의 플리케톤 관련 특허 출원 및 등록은 160건에 이른다. 현재 울산 용연공장에서 연 5만t 규모의 생산시설을 갖추고 공급처를 확대하고 있다.

국내를 넘어 세계로 확장 중

효성화학은 이런 기술을 토대로 국내와 해외에서 생산시설을 적극 확장하고 있다. 국내엔 구미와 울산 대전 청원 등에 공장을 두고 있다. 이 중 TAC 필름을 생산하는 옥산공장과 NF3 및 폴리케톤을 생산하는 용연공장 등은 계속 확장하고 있다. 특히 용연공장은 2017년 3공장을 증설해 연 56만t의 PP 생산 능력을 갖췄다. 이 공장에서 PP로 제작된 파이프용 PPR은 아시아 최초로 만들어낸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분류된다. 최근엔 유럽시장에도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효성화학은 2017년 베트남에 13억달러(약 1조58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베트남 남부의 바리아붕따우성에 폴리프로필렌 공장과 이를 위한 탈수소화 공정(DH) 시설, 액화석유가스(LPG) 저장탱크를 짓고 있다. 올 연말에 1차로 30만t 규모의 폴리프로필렌 공장이 완공되는 데 이어 내년에도 30만t 규모의 증설이 예정돼 있어 프로젝트가 끝나면 베트남 내 최대 PP공장이 탄생하게 된다. 효성화학 관계자는 “용연 프로필렌공장은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바꾸고 베트남 공장은 주력 제품을 생산해 원가 경쟁력과 수익성 확보 등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양호한 사업구조와 수익성”

한국신용평가는 올 2월 효성화학을 수시 평가하면서 신용등급을 ‘A(안정적)’로 매겼다. 이 같은 평가는 △수직 계열화된 생산체제에 기반한 양호한 사업 경쟁력 △높은 영업이익률 때문이라는 게 한신평의 설명이다.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PP는 원재료부터 파생제품까지 수직계열화된 생산체계를 갖춰 시장에서 우월한 위치에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효성화학이 생산한 PP 등은 LG화학과 중국의 화학회사에 공급된다. NF3도 상위권 시장 지위를 바탕으로 국내외 대형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체들을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는 중국에서도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효성화학은 4년 뒤인 2023년 매출 목표를 지난해(1조8640억원)보다 두 배가량 많은 3조7000억원으로 잡았다.

다만 한국신용평가는 “대규모 투자에 따른 차입금 규모 확대”는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300%가 넘는 부채비율이 우려된다는 설명인데, 이는 베트남에 대한 대규모 투자에서 비롯됐다. 박준형 사장은 올초 기업설명회에서 이 같은 문제와 관련해 “베트남 공장의 수익률이 높아 공장 가동 후 5년 안에 차입금 대부분을 갚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효성화학 주가는 글로벌 증시 하락세에도 올초 대비 10% 이상 상승했다. 박 사장은 “향후 효성화학은 친환경과 소재 경량화에 집중해 세계 시장을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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