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이 지난달 24일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되면서 2차전지 분야 앵커기업인 에코프로와 포항의 에코프로GEM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수연 에코프로GEM 대표가 2차전지 리사이클링산업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경묵  기자
김수연 에코프로GEM 대표가 2차전지 리사이클링산업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경묵 기자
포항의 리사이클링 특구 지정과 관련, 김수연 에코프로GEM 대표는 “폐 2차전지에서 나오는 원료를 확보하는 것은 원가경쟁력뿐만 아니라 소재자원화 측면에서 중요한 일이었다”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에코프로의 전구체와 양극은 연구개발 역사가 15년, 리사이클링 연구는 5년여의 경험이 축적돼 있다”며 “완벽하고 안전한 리사이클링 공정을 개발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김 대표는 요즘 이슈가 되는 한·일 간 소재 문제와 관련, “2차전지의 양극 생산은 국산화됐지만 양극을 구성하는 전구체와 리튬 등 소재 국산화율은 30% 수준”이라며 “양극재 소재는 주로 중국에 의존하지만 지금의 한·일 관계가 한·중 관계에 적용되지 말라는 법이 없는 만큼 소재 국산화와 안정적인 소재 확보를 위해 리사이클링산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막대한 자본 투자를 필요로 하는 소재산업 특성을 감안해 시설투자 기업에 장기 저리 자금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2차전지는 정보기술(IT)산업과 비IT(청소기, E바이크, E스쿠터), 전기차(EV) 등에서 쓰임새가 다양하다”며 “전기차용 2차전지는 본격적으로 시장이 형성되기 전인 만큼 포항과 경북이 밸류체인을 잘 구성하면 전자, 철강을 이은 미래 먹거리산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충북 청주시 오창읍에 본사가 있는 에코프로는 지난해 4월 경상북도, 포항시와 투자양해각서를 맺고 리튬이온전지 소재 생산공장을 건립하기로 했다. 경상북도와 포항시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2023년까지 포항에 1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에코프로는 포항 출신인 이동채 회장이 1998년 오창산업단지에 설립한 회사다. 2004년부터 초고용량 2차전지용 양극소재 개발에 나서 이 분야 대표기업으로 성장했다. 2차전지는 양극재와 음극재 분리막과 전해질 등 4개 부품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양극이 차지하는 비중이 40%로 가장 높다.

에코프로는 리튬을 가공하는 에코프로이노베이션, 2017년 설립한 양극재 전 단계 물질인 전구체를 생산하는 에코프로GEM(포항), 전구체와 리튬을 받아 2차전지 양극을 생산하는 에코프로BM(청주 2016년 설립)을 종속회사로 두고 있다. 에코프로는 매출이 2016년 1704억원, 2017년 3290억원에 이어 지난해 6694억원으로 성장한 스케일 업(고성장) 기업이다. 김수연 에코프로GEM 대표는 “내년 에코프로의 전체 매출이 1조원을 돌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차전지는 양극 소재를 뭘로 쓰느냐에 따라 구분된다. NCA(니켈 코발트 알루미늄산화물) 양극재는 기존의 NCM(니켈 코발트 망간)과 달리 순간폭발력이 높아 고출력이 필요한 전기차 전동공구 무선청소기 전기바이크 등의 제품에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니켈과 코발트는 용량결정인자이고, 망간이나 알루미늄은 안정성과 관련된 물질이다.

에코프로의 NCA 분야 세계시장 점유율은 일본 스미토모에 이어 2위다. 김 대표는 “하이니켈(니켈이 60% 이상인 2차전지) 가운데서도 니켈이 80%를 넘는 높은 수준의 하이니켈을 생산해 차별성과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포항에서 가동 중인 에코프로GEM에 이어 에코프로BM의 생산공장이 완공되면 1~2년 안에 니켈 80% 이상 분야 세계시장 점유율이 1위로 도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항=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