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 후보들의 토론회 모습 / 사진=Getty Images

민주당 대선 후보들의 토론회 모습 / 사진=Getty Images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 후보들의 토론회 날마다 뭔가 터트린다. 다음 토론회는 9월12, 13일이다."

내년 대선에 '올인'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들에게 대중의 눈길이 쏠릴 때 마다 중요한 일을 터트린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1시반께 트위터를 통해 중국산 수입품 3000억달러 규모에 대한 관세 부과를 발표했습니다.

지난달 30~31일 민주당 대선 주자들이 이틀간에 거친 2차 토론회를 마친 다음날입니다. 원래 토론회가 밤늦게 끝나기 때문에 1000만명 수준의 토론 시청자를 제외하면 대부분 다음날 뉴스를 통해 누가 잘했는지 등을 알게 됩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폭탄’을 터트리면서 2차 토론회에 대한 평가 등 후속 기사는 사라져버렸습니다.

이번만이 아닙니다.

민주당 후보들이 1차 토론회를 가진 건 지난 6월26, 27일이었습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주석과 일본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회의에서 만나 저녁을 먹은 게 28일, 그리고 무역전쟁 휴전을 합의한 날이 29일입니다.

물론 G20 회의는 미리 개최일자가 잡혀있던 만큼 우연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관련 일정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건 공지된 사실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27~28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과 베트남에서 2차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그는 1차 회담보다 훨씬 적은 시간동안 김 위원장을 만난 뒤 빈손으로 귀국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2차 정상회담을 갑자기 잡은 건 같은 2월27일 열렸던 자신의 전 개인변호사 마이클 코언의 미 의회 청문회, 그리고 예정됐던 로버트 뮬러 특검의 수사결과 발표에 대중의 관심이 쏠리는 걸 막기 위한 이벤트였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실제 회담일과 다음날 트럼프 대통령이 날린 트윗의 대부분은 코언의 증언 등 미국 국내 정치와 관련된 내용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코언의 증언 여파를 덮기위해 회담을 결렬시켰다는 관측까지 나왔었지요.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결렬 후 기자회견에서 '코언의 증언을 봤느냐'는 질문에 "할 수 있는 한 많이 보려 했지만 내가 좀 바빴기 때문에 많이 볼 순 없었다"고 해 정상회담 중에도 코언 청문회에 주목했음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또 지난 1일 관세 부과를 발표한 것도 민주당의 2차 토론회 외에도 그날 저녁 예정됐던 오하이오 대선 집회에서의 연설 탓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중국의 농산물 수입 중단으로 피해가 큰 오하이오 농민들에게 “중국을 최대한 압박했다”고 말하기 위해 직전에 관세 부과를 발표했다는 것입니다. 결국 모든 행동이 대선과 관련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문제는 앞으로입니다.

민주당 후보들은 다음달 12, 13일 3차 토론회를 갖습니다. 이 때는 17~18일 미 중앙은행(Fed)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리기 바로 전이기도 합니다.

또 정확한 날자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중국의 고위급 무역협상단이 미국에 오기로 합의한 때도 9월입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뭔가를 또 발표해 이목을 끄는 한편, 중국 및 제롬 파월 Fed 의장을 압박할 수 있다는 관측이 있습니다.

중국산 상품 3000억달러 규모에 대한 관세 부과가 9월1일 시작되는 만큼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올리는 걸 거론할 수도 있습니다.

혹은 중국이 가장 아파하는 문제인 인권 문제를 공식화할 수도 있습니다. 이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중국 관련 인권단체인 ‘차이나 에이드’의 밥 푸 대표와 만나 신장지구 등에서의 중국의 종교 박해 문제에 대해 미국이 제재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이크 펜스 부동령

마이크 펜스 부동령

펜스 부통령이 누구입니까.

지난해 10월 허드슨연구소 연설에서 “중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시킨 것부터가 잘못이었다”며 중국은 전략적 동반자가 아닌 전략적 경쟁자라고 규정한 사람입니다. 이후 양국의 갈등은 더욱 거세져 작년 4분기 뉴욕 증시는 폭락했었습니다.

민주당 대선 후보 토론회는 내년 4월 후보 선출 전까지 매달 한 번씩 이어집니다.

토론회가 열릴 때마다 뭔가를 터트려 ‘물타기’를 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을 주시해야할 듯 합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뉴욕=김현석 특파원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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