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TV, 패션 트렌드 소개
3개월 만에 구독자 6만명 돌파
쿠팡 뉴스룸·CJ오쇼핑 블로그
젊은층 소비자와 '영상 소통'
국내 최대 온라인 패션몰 무신사는 지난 4월 ‘무신사TV’란 이름으로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현재 구독자 수는 6만3000여 명, 누적 조회 수는 약 500만 회에 달한다. 구독자 1만 명을 모으기도 어려운 상당수 기업의 유튜브 채널과 달리 빠르게 구독자를 늘렸다.
무신사TV엔 패션 트렌드에 민감한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콘텐츠가 많다. ‘온더스트릿’이란 프로그램은 패션모델 정혁이 서울 이태원, 을지로 등 주요 상권을 다니면서 독특한 스타일의 옷을 입은 사람을 찾아 바로 인터뷰를 청한다. 기존 방송사 프로그램과 달리, 정제되지 않은 다양한 얘깃거리가 많다.
우리가 몰랐던 얘기들
무신사처럼 기존 미디어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유통·식품·패션 등 소비재 기업이 특히 그렇다.
지난달 초 공식 오픈한 쿠팡 뉴스룸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내용이 적지 않다. 지난달 4일 올라온 ‘로켓배송 출생의 비밀’이란 제목의 글은 쿠팡 급성장의 비결로 꼽히는 ‘로켓배송’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고객센터 직원이 제공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배송 지연에 대한 고객 불만이 접수되자 쿠팡 직원이 직접 물건을 가져다줘 감동을 준 사연을 소개했다. 물건을 받은 소비자는 ‘내 평생 다시는 경험할 수 없었던 감동이었다’고 게시판에 썼다.
CJ오쇼핑이 2017년부터 시작한 블로그는 쿠팡의 뉴스룸과 닮았다. 270여 개 글과 동영상 콘텐츠 중 일부 게시물의 조회 수는 10만 회에 이른다. 스타 쇼호스트 동지현 씨 인터뷰는 최근 인기를 끈 콘텐츠 중 하나다. 항공사 승무원이었던 동씨가 입사 첫해 연봉 1600만원에서 억대 연봉을 받는 쇼호스트로 어떻게 성장했는지 등을 인터뷰를 통해 풀어냈다.
케이블방송 수준의 영상도
케이블 방송 못지않은 높은 수준의 영상을 올리는 기업도 있다. 방탄소년단, 엑소 등 한류 스타를 대거 모델로 쓰고 있는 롯데면세점은 이들과 관련한 웹드라마까지 제작했다. ‘퀸카메이커’ ‘첫 키스마 일곱 번째’ 등 이 회사가 제작한 웹드라마는 모두 1억 뷰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씬님’ ‘오늘의 하늘’ ‘소근커리플’ 등의 유튜버가 출연해 롯데면세점 호주 브리즈번점 등에서 쇼핑하는 장면을 예능 방송 수준의 영상으로 제작해 올리고 있다.
스타벅스의 ‘스벅TV’도 소비자가 선호하는 유튜브 채널이다. 매장을 돌면서 다양한 서비스를 체험하는 내용이다. 스벅TV 5편에선 배우 구혜선이 출연하는 등 유명인들도 종종 얼굴을 드러낸다. 이 밖에 신세계백화점 ‘온리 신세계’, 현대백화점의 ‘현대백화점 TV’, 롯데쇼핑의 ‘롯데쇼핑 라이브’ 등은 유통업계에서 잘 알려져 있다.
밀레니얼 세대 공략에 효과적
기업들이 스스로 미디어가 되려는 이유는 젊은 소비자를 공략하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한 TV 홈쇼핑 관계자는 “홈쇼핑의 주 소비자가 40~50대 중장년 여성인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블로그는 10~20대가 많이 본다”고 말했다.
최근 소비 트렌드인 ‘가치 소비’와도 맞닿아 있다. 요즘 소비자들은 상품 구입 시 가격과 품질만 보지 않는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창업자의 철학, 적용된 기술 등을 들여다보고 자신의 가치관과 부합하는지 따져보는 경우가 많다.
기업에선 자체 콘텐츠를 늘려 이런 소비자 요구에 대응할 필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신문, 방송 등 기존 미디어에서 주목하지 않는 소재를 소비자에게 직접 전달할 자체 소통 채널이 필요해졌다. 한 기업 홍보팀장은 “소비자가 알고 싶은 정보를 채워 주면 팬덤이 형성되고 이렇게 형성된 팬덤은 충성 고객이 된다”고 전했다.
쿠팡이 협력사를 상대로 '갑질'을 했다는 주장이 또 다시 제기됐다. 이번에는 식품포장용품 기업 크린랲이다.크린랲은 지난달 31일 온라인쇼핑몰 쿠팡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고 2일 밝혔다.크린랲은 "쿠팡이 자사의 대리점과 수년간 지속한 공급 거래를 일방적으로 중단해 부당한 거래거절, 부당한 거래강제 금지 등 공정거래법 조항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크린랲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3월 이 회사에 "대리점을 통한 납품 거래가 아닌 본사와의 직거래를 원하고, 이를 거부하면 제품 취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일방적으로 대리점에 대한 제품 발주를 중단했다고 전했다.크린랲 측은 "기존 대리점과의 거래 유지에 아무런 문제가 없어 대리점과의 거래 유지가 필요하다는 의사를 전달했다"며 "쿠팡이 합리적인 사유 없이 거래를 일방적으로 중단했다"고 설명했다.그러나 쿠팡은 크린랲과의 거래에 공정거래법을 위반 사실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고객에게 최저가를 제공하기 위해 제조사와의 대량구매를 통해 비용 절감에 나섰을 뿐이라고 재차 선을 긋고 나선 것이다.쿠팡은 "그동안 거래하던 대리점과 합의 하에 직거래 전환을 협의했다"며 "해당 대리점이 혹시나 입을 수 있는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쿠팡용 상품으로 납품하려던 재고를 모두 매입하기까지 했다"고 해명했다.이어 "이번에 갑자기 직거래를 요구한 것이 아니다"며 "지난 수년간 크린랲 본사에 직거래 의사를 타진해 왔지만 다른 유통업체에는 직거래로 상품을 공급하면서 쿠팡에는 합리적인 이유없이 거래를 거절해 왔다"고 주장했다. 크린랲에 앞서 LG생활건강, 위메프,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등이 쿠팡을 대규모 유통업법,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위에 신고한 바 있다. LG생활건강은 생활용품과 음료수 등을 매입해 판매하던 쿠팡이 일방적인 반품을 요구하는 등 '갑질'에 나섰다며 공정위에 신고했다. 위메프는 자사의 공격적 가격 인하로 매출이 늘자 쿠팡이 해당 생필품 납품업체에 부당한 압력을 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쿠팡은 음식배달시장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배달의민족 영업비밀을 침해하고 불공정거래 행위를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쿠팡 "크린랲이 거래 거절…공정거래법 위반사실 없어"식품포장용품 기업 크린랲은 지난달 31일 온라인쇼핑몰 쿠팡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고 2일 밝혔다.크린랲은 쿠팡이 자사의 대리점과 수년간 지속한 공급 거래를 일방적으로 중단해 부당한 거래거절, 부당한 거래강제 금지 등 공정거래법 조항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쿠팡은 지난 3월 크린랲에 "대리점을 통한 납품 거래가 아닌 본사와의 직거래를 원하며 이를 거부할 경우 제품 취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고, 이후 일방적으로 대리점에 대한 제품 발주를 중단했다고 크린랲은 전했다.크린랲 관계자는 "기존 대리점과의 거래 유지에 아무런 문제가 없어 소상공인 보호 차원에서도 대리점과의 거래 유지가 필요하다는 의사를 전달했다"면서 "하지만 쿠팡은 합리적인 사유 없이 거래를 일방적으로 중단했다"고 밝혔다.쿠팡은 이와 관련해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쿠팡은 설명자료를 통해 "쿠팡은 그동안 단 한 곳의 대리점에서 크린랲 제품을 공급받아왔고 해당 대리점과 합의 하에 직거래 전환을 협의했다"며 "해당 대리점이 혹시 입을 수 있는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쿠팡에 납품하려던 재고를 모두 매입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갑자기 직거래를 요구한 것이 아니라 수년간 본사에 의사를 타진해왔지만 크린랲이 타 유통업체에는 직거래로 상품을 공급하면서 쿠팡에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거래를 거절해왔다"며 "근거 없이 신고한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덧붙였다./연합뉴스
이마트 주류팀을 이끄는 신근중 팀장은 작년 칠레산 와인 G7을 120만 병 팔았다. 와인도 좋았지만 6900원이라는 가격이 소비자를 끌어들였다. 올초 그는 또 다른 미션을 받았다. 좋은 와인을 더 싸게 구매하라는 지시였다. 신 팀장은 우선 국내 판매가격부터 정했다. 4900원.이 가격을 맞추기 위해 칠레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와인 산지를 뒤졌다. 와인 카르텔이 있는 남부에서는 가격을 깎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았다. 산티아고 산맥 북쪽 한 지역을 찾아냈다. 칠레로 날아갔다. 와이너리를 찾아간 그는 소유주에게 물었다. “물량을 얼마나 보장해주면 원하는 가격에 맞춰주겠나?” 와이너리 측은 100만 병을 구매하라고 했다. 신 팀장은 이를 받아들였다. 이 와인(도스코파스 까버네쇼비뇽)은 1일부터 이마트 매장에서 판매된다.극단적으로 낮은 가격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말한 ‘초저가 전략’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대량 구매, 계열사 통합 구매, 해외 초저가 상품 직매입 등의 방식으로 가격을 낮춘 상품을 1일부터 순차적으로 내놓는다.정 부회장은 올초 신년사와 임원회의를 통해 “초저가 전략을 다시 세우라”고 지시했다. 주력 계열사 이마트의 살길을 찾아야 했다. 쿠팡 등 e커머스(전자상거래) 기업에 밀리는 상황에서 돌파구가 필요했다. 그가 구상한 해법은 ‘상식적이지 않은, 극단적으로 낮은 가격’이었다. 그것도 잠깐 하는 할인 행사가 아닌, ‘매일 초저가’를 구현하는 것이었다. 대형마트에 사람들을 불러들이려면 다른 방법이 없었다.이 지시 후 8개월 만에 첫 결과물이 나왔다. 1일부터 하는 이마트의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프로젝트다. 이마트는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30개 대상 품목을 31일 발표했다. 기존 가격 대비 또는 비슷한 품질의 다른 상품 대비 30~60% 저렴하다.대량 구매, 통합 구매의 힘스페인 와인 ‘도스코파스 레드블렌드’도 칠레산과 같은 방식으로 수입해 병당 4900원에 팔기로 했다. 비슷한 와인의 40% 정도밖에 안 되는 가격이다. ‘다이알 비누’도 8개가 든 패키지를 3900원에 판다. 쿠팡 11번가 등에서 6000원 안팎에 팔리는 상품이다. 자동차 워셔액, 피넛버터, 색연필 등 역시 ‘반값’ 수준에 내놨다. 다른 국민가격 상품도 온라인 최저가보다 훨씬 저렴하다.이마트는 칠레 와인과 같은 대량 구매 방식으로 가격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평소 5000병을 샀다면 100만 병을 사는 식이다. 다 팔지 못하면 고스란히 재고로 남지만 모험을 할 수밖에 없는 게 이마트의 현실이다. 물론 가격을 워낙 저렴하게 들여와 물량을 다 소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이런 식으로 이마트는 평소 구매량 대비 최소 5~10배 많은 물량을 구매처에 보장해줘 단가를 낮추는 작업을 했다.이마트와 노브랜드 전문점 등이 함께하는 통합 구매 전략도 쓰고 있다. 그래야 상품을 더 많이 주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슈퍼(이마트 에브리데이), 백화점(신세계) 등과도 통합 매입에 나설 예정이다.업무 관행도 초저가 실행 위해 바꿔이마트는 업무 방식도 바꿨다. 과거에는 판매할 상품을 정하고, 주문을 내고, 상품이 들어오면 마진을 붙여 파는 것만 신경썼다. 지금은 기획 단계에서 다른 해외 유통사의 가격을 확인한다. 기획한 제품보다 해외 유통사 것이 더 싸면 그냥 그 상품을 들여온다. 이번에 국민가격에 선정된 식품건조기(3만9800원)가 이런 방식으로 기획된 제품이다. 독일 초저가 슈퍼 알디에서 파는 제품을 그대로 들여와 판매한다.새로운 해외 구매처도 발굴했다. 시세 대비 절반 가격인 ‘와이넛츠 피넛버터’는 이마트가 처음으로 인도에서 수입했다. 평소 미국 중국 등에서 수입하던 관행을 깼다. 부수적인 기능과 디자인, 포장 등을 간소화하는 작업도 했다. 이마트는 오는 9월 기존 브랜드 TV보다 40%가량 가격이 저렴한 30~50형 TV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TV는 와이파이, 음성인식 등 고급 기능을 일절 넣지 않고 화면이 잘 나오는 데만 초점을 맞췄다.이마트는 국민가격 품목을 연내 200개까지 늘릴 예정이다. 내년 이후에는 500개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