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포기하고 얻은 완벽한 오프로드 능력
-개선된 편의 품목과 합리적인 엔진 돋보여


짚 랭글러가 신형으로 개선되면서 소비자들은 높은 관심을 보였다. 늘어난 편의품목과 세련된 디자인, 높아진 완성도를 바탕으로 오버랜드와 파워탑 등 트림 반경을 넓혀 새로운 소비층을 흡수한 것. SUV 범람 시대에서 한결같은 자세로 방향을 지켜온 짚이 드디어 빛을 보는 듯 했다.

[시승]정통의 참된 가치, 짚 랭글러 루비콘 2도어

[시승]정통의 참된 가치, 짚 랭글러 루비콘 2도어


하지만 이면에는 아쉬움도 적지 않았다. 랭글러만의 정통 오프로드 정신이 희석되지 않았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렸다. 무엇보다도 오랜 짚 마니아들은 첨단 전자 장비의 양을 늘린 편해진 랭글러가 섭섭하게 느껴졌을 지도 모른다.

짚은 오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묘책으로 랭글러 루비콘 2도어를 마련했다. 길이를 줄이고 회전반경을 극단적으로 줄여 본격적인 험로주행에서 기량을 발휘한다. 일반 4도어와 다른 매력은 어디에서 나올까?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한 7월 말 루비콘 2도어를 만났다.

오후에 장대비가 내린다는 예보를 듣고 서둘러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었다. 차는 조용히 기지개를 켜고 달릴 준비를 마쳤다. 거친 진동과 소리로 반겨줄 것 같은 착각은 기우였다. 새로운 직렬 4기통 2.0ℓ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덕분이다. 최고 272마력, 최대 40.8㎏·m의 힘은 차를 이끌기에 부족함이 없다. 경쾌한 스로틀 반응과 어우러진 가속 성능도 기존 V6 이상의 역할을 해낸다. 새로운 파워트레인 구성과 여기에 맞춘 경량화 작업이 차의 완성도를 높였다. 그 결과 효율도 기존 대비 최대 39% 개선된 복합 9.6㎞/ℓ를 나타낸다.

[시승]정통의 참된 가치, 짚 랭글러 루비콘 2도어


강원도에 가까울수록 하늘은 흐려지고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최종 목적지인 태기산 정상까지 가려던 계획에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지만 크게 두렵지는 않았다. 모험 정신으로 무장한 차를 믿고 조금씩 이동할 뿐이다. 산 중턱에서 본격적인 험로주행이 시작됐다. 상시 네바퀴굴림 기능인 2.72:1 셀렉 트랙 풀타임 4x4 시스템은 일당백 역할을 충분히 해낸다. 운전자가 세팅 후 잊어버려도 지속적으로 동력을 앞뒤바퀴에 나눠 전달한다. 또 77:1로 향상된 기어비로 차분하게 강한 힘을 전달해 거친 장애물도 쉽게 오르내렸다.

언덕 밀림 방지(HSA)와 내리막 주행 제어 장치(HDC)는 스릴을 넘어 한가롭게 주변 풍광을 눈에 담을 수 있는 여유까지 제공한다. 길을 잘못들어 차를 돌릴때는 짧은 휠베이스와 회전 반경이 빛을 발휘했고 높아진 램프각 덕분에 큰 걱정없이 험로를 통과했다.

[시승]정통의 참된 가치, 짚 랭글러 루비콘 2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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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콘 2도어에 기본 탑재된 4:1 락-트랙 HD 풀타임 4x4시스템과 트루-락 전자식 프론트 리어 디퍼렌셜 잠금장치, 전자식 프론트 스웨이바 분리장치는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어지간한 오프로드는 식은 죽 먹기처럼 가볍게 정복할 수 있다. 악명높은 미국 루비콘 트레일이나 사하라 사막 정도는 가야 이 기능을 쓸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루비콘 2도어는 앞서 말한 길도 모두 달렸다. 앞쪽 펜더에 붙인 트레일 레이티드 뱃지가 이를 증명한다. 새빨간 뱃지는 세계에서 가장 혹독한 오프로드 코스에서 이루어지는 테스트를 통해 성능이 검증되는 차에 붙여진다.

뒤에 바짝 붙어 산길을 오르던 네바퀴굴림 SUV가 점점 시야에서 사라졌다. 비바람이 강하게 불어 떨어진 나뭇가지와 진흙길 때문에 꽤나 고생하는 듯 싶었다. 루비콘은 아무렇지 않게 험로를 질주한 뒤 산 정상에 도착했다. 시동을 끄고 차에서 내려오니 자연이 주는 풍광과 신선한 공기가 온 몸을 휘감았다. 그리고 안갯속 늠름한 자세로 서 있는 루비콘 2도어를 온전히 볼 수 있었다.

[시승]정통의 참된 가치, 짚 랭글러 루비콘 2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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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도어는 문짝 두 개를 덜어낸 결과 4도어에 비해 길이가 555㎜ 짧아졌다. 너비는 동일하며 높이는 10㎜ 정도 낮아졌고 휠베이스 역시 550㎜ 줄어들었다. 한마디로 다부진 체격을 완성했다는 뜻이다. 세븐슬롯 그릴과 바깥으로 돌출된 경첩, 3피스 하드탑, 윈치를 붙일 수 있게 마련한 넓은 앞범퍼가 랭글러의 전통을 따른다. 반대로 동그란 LED 헤드램프와 양쪽에 보조개처럼 붙인 주간주행등, 새 휠은 신형다운 느낌을 잘 드러낸다.

실내는 큰 폭의 변화가 인상적이다. 가지런히 정렬한 버튼과 변속 레버가 시선을 사로잡고 가죽 소재 사용을 늘려 상품성을 높였다. 8.4인치 유커넥트 터치 스크린 시스템과 애플 카플레이 및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듀얼 USB포트 등을 장착해 인포테인먼트 기능도 한층 강화했다. 주차 보조 시스템과 사각지대 및 후방 교행 모니터링 시스템, 크루즈 컨트롤, 열선 내장 스티어링 휠은 랭글러에게 사치품이라고 느껴질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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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으로 짧은 대시보드와 A필러 안쪽에 마련한 두툼한 손잡이, 수직으로 떨어지는 센터페시아 형상이 랭글러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수납공간에 대한 기대는 포기하는 편이 좋겠다. 그물망으로 이뤄진 도어 포켓은 지갑 하나 넣기도 버겁고 트렁크도 넓지 않다. 2열은 타고 내리는 입구가 좁고 높아서 불편하다. 루비콘 2도어는 2인승 SUV라고 생각하면 조금 더 마음이 편하다. 2열은 접어서 부족한 트렁크 공간을 확장하는 용도가 더 쓸모있어 보인다.

랭글러 루비콘 2도어는 본격적인 레저를 즐기고 모험을 두려워 하지 않으면서 하드코어 험로 주행을 원하는 소비층에게 적합한 차다. 못 가는 길이 없고 오히려 갈수 없는 길을 새롭게 만들어 신세계를 경험하게 해준다.

[시승]정통의 참된 가치, 짚 랭글러 루비콘 2도어


[시승]정통의 참된 가치, 짚 랭글러 루비콘 2도어


요즘 차들이 있는 편의 및 안전 품목도 남부럽지 않게 챙겨 크게 불만이 없다. 어디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있다는 지프의 정신을 가장 잘 보여주는 제품이자 새로운 여정을 위한 시작에 도움을 주는 차가 루비콘 2도어다. 가격은 5,540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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