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가 이달 초부터 상업 생산에 들어간 아랍에미리트(UAE) 유전에서 5~7년 내 투자비를 전액 회수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유전에서 생산하는 원유 중 절반은 이란과 미국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 외곽에 비축되기 때문에 전략적 가치도 높다는 분석이다.

UAE 유전 생산 돌입한 석유公…"5~7년내 투자비 전액 회수할 것"
산업통상자원부와 석유공사에 따르면 공사가 지금까지 UAE 할리바 유전 개발을 위해 투입한 사업비는 총 3830억원이다. 이 유전의 지분율은 석유공사 30%, GS에너지 10%,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 60% 등이다. 석유공사가 주도한 한국컨소시엄이 탐사부터 시추, 생산까지 전 과정을 책임졌다. 한국 기업이 해외 유전 개발에 성공한 것은 2006년 12월 베트남 11-2광구 이후 약 13년 만이다.

한국 측이 할리바 유전에서 생산할 수 있는 석유는 연간 584만 배럴이다. 현재 유가를 감안하면 3억9000만달러어치다. 하루 생산량을 점진적으로 4만~6만 배럴까지 확대할 방침이어서 5~7년이면 투자비를 전액 회수할 것이란 게 석유공사의 전망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인근 광구까지 개발해 매장량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라며 “투자비 회수 시점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업계에선 할리바 유전의 전략적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국 측이 자체 생산한 원유는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어서다. 국내로 들여오거나 해외에 판매할 수도 있다.

앞으로 할리바 유전과 같은 성공 사례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부가 2016년 수립한 자원개발 개선 방안에서 석유공사의 신규 사업을 제한해왔기 때문이다. 2010년 전후 매년 1조원 안팎에 달하던 정부의 유전개발 출자금도 2016년 300억원으로 깎인 데 이어 올해는 137억원에 그쳤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는 “원유 등 해외 자원개발은 대규모 투자 비용이 소요되는 데다 위험도 크기 때문에 민간 기업이 감당할 수 없다”며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정부가 중·장기 계획을 세워야 가능할 것우고 꾸준히 지원해야 할리바 유전과 같은 모델을 또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