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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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시장이 급락하면서 빚을 내 투자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주가 급락으로 반대매매 가능성이 커져서다. 신용거래 잔고율이 높은 종목 '주가 하락→반대매매→추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기준 코스닥 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5조3942억원으로 연초 4조5489억원보다 8453억원(18.58%) 증가했다. 지난 4월 5조8861억원보다는 5000억원 가량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상장한 주식수 대비 신용거래 주식수 비율을 나타내는 신용거래 잔고율이 높은 코스닥 상장사들의 주가 부진은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코스콤에 따르면 전날 기준 신용거래 잔고율 상위 10개 종목 중 한 종목을 제외하고 이달 들어 모두 주가가 떨어졌다.

인콘이 24.81%로 가장 낙폭이 컸고 엘비세미콘도 21.12% 급락했다. 중앙백신(-9.94%) 알에프텍(-8.77%) 오픈베이스(-8.05%) 등도 주가가 떨어졌다. 이들 종목의 신용거래 잔고율은 모두 10%가 넘는다.

문제는 신용융자거래는 개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신용거래 잔고율이 높은 종목들은 하락장에서 반대매매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신용융자거래는 증권사가 일정한 증거금을 받고 주식 매매대금을 빌려주는 것이다. 이때 돈을 빌려주면서 통상적으로 신용거래 주식을 담보로 잡는다. 이 주식의 주가가 하락해 담보가치가 일정 비율 이하로 떨어지면 증권사가 강제로 담보주식을 처분하는 것을 반대매매라고 한다.

코스닥지수가 이달까지 3개월 연속 약세를 보이면서 반대매매는 증가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으로 주식을 산 뒤 결제하지 못한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금액은 지난 26일 기준 114억원으로 미수금 대비 비중이 8.9%까지 올라왔다. 지난달 반대매매금액 84억원(6.4%), 5월 76억원(5.0%), 4월 58억원(3.8%) 등에 비해 규모와 비중이 커졌다.

현재의 신용융자거래 규모는 코스닥 시장의 추가 하락을 우려케 한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경험적인 측면에서 지수가 바닥을 기록했을 때는 신용거래융자도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며 "하지만 코스닥지수가 하락함에도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줄어들지 않는 것을 보면 아직 저점에 도달하지 않은 것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락장에서 신용거래융자가 늘어나는 모습은 지수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신용거래 잔고율이 높은 종목에 대한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투자자들은 신용거래 잔고율이 높은 종목은 위험성이 더 크다고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하락장일 때는 신용융자를 활용한 투자는 보수적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