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핵심 소재인 리튬 가격이 최근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기차가 주류가 될 것이란 기대로 글로벌 광산 업계가 리튬 공급을 과도하게 늘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리튬 공급 과잉…가격 급락, 전기차 호황 기대 너무 컸나
블룸버그통신은 28일(현지시간)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서 거래되는 리튬 가격이 지난 1년 동안 30%가량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시장조사업체 벤치마크미네랄인텔리전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t당 약 2만달러를 나타낸 아시아산 수산화리튬 가격은 지난달 t당 1만4000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글로벌 광산 업계가 전기차 호황기를 대비해 과잉 대응에 나선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2015년 중반부터 리튬은 추후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이란 우려로 3년 동안 가격이 세 배 가까이 뛰었다. 이에 글로벌 광산 업계는 생산량을 크게 늘리는 등 서둘러 리튬 공급을 확대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호주에서는 2017년 이후 6개의 리튬 광산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

문제는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예상만큼 빠르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의 경기 성장세 둔화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의 지난 1분기 전기차 판매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90%로 작년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블룸버그통신은 “리튬의 공급 증가세가 전기차 판매량 증가세를 계속 앞지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는 앞서 이달 초 “2025년까지 리튬 가격이 30% 정도 더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