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과 크레디트스위스증권(CS증권) 등 매각주관사는 25일 아시아나항공 매각 공고를 냈다.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31.0%(구주)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보통주(신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서울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  /한경DB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과 크레디트스위스증권(CS증권) 등 매각주관사는 25일 아시아나항공 매각 공고를 냈다.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31.0%(구주)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보통주(신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서울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 /한경DB
올 하반기 인수합병(M&A)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25일 막이 올랐다.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은 이날 매각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증권(CS증권)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보유 지분(31.0%)을 매각한다고 공고했다. 금호산업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의 경쟁력 회복을 위해 올해 새 주인을 찾겠다는 방침이다.

“인수 문의 많다”

아시아나, 연내 새 주인 찾는다…SK·한화·애경 등 인수 후보 거론
금호가(家) 3세인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은 이날 서울 공평동 금호아시아나그룹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연내 매각을 위해 진정성을 갖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아들로, 금호산업의 아시아나항공 매각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박 사장은 “금호아시아나는 어떤 형태로도 이번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는다”며 “2대주주인 금호석유화학도 단독이든 공동이든 인수전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금호가가 직·간접적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발을 들여놓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구심을 의식한 언급으로 해석된다.

‘통매각’ 원칙도 재확인했다. 그는 “에어부산 등 알짜 자회사도 일괄 매각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아시아나항공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최적의 인수자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아시아나IDT, 아시아나개발, 아시아나세이버, 아시아나에어포트 등 6개 자회사를 두고 있다.

박 사장은 “그동안 비공식 채널로 인수 관련 문의를 많이 받았으며 이제 공고를 냈으니 논의가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인 산업은행과 금융당국도 아시아나항공 연내 매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최근 한 공식행사에서 “서울 강남 아파트는 이번에 못 사면 또 다른 매물이 나오겠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이번이 아니면 다시는 못 산다”고 말하기도 했다.

인수 대금 1조원 웃돌 전망

주관사인 CS증권은 투자자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받아 인수협상대상 후보군을 추리는 예비입찰을 오는 9월까지 마칠 계획이다. 본입찰은 10월께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현장 실사, 본계약 체결에 이르는 매각 작업은 올 연말까지 마무리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지분 31.0%(6868만8063주)와 아시아나항공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증자할 예정인 신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입찰에 참여하는 투자자는 비밀유지확약서와 500만원의 정보이용료를 내야 투자설명서와 예비입찰안내서를 받을 수 있다.

이날 아시아나항공 주가(6130원) 기준 금호산업 지분 가치는 4200억원 수준이다. 신주에 경영권 프리미엄(20~30%)까지 얹으면 1조원을 웃돌 전망이다. 자회사 가치까지 더하면 1조5000억원 안팎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에 이은 국내 2위 항공사다. 22개국 64개 도시에 76개 노선을 운항 중이다. 취득이 까다로운 항공운송사업 면허와 다수의 노선권을 보유하고 있다. 항공업 진출을 노리는 기업에 매력적 매물로 꼽히는 이유다.

재계에서는 SK, 한화, CJ, 애경 등이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애경을 제외한 기업들은 인수가가 올라갈 것을 우려해 “관심이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선 매각 공고를 계기로 그동안 물밑에서 인수를 준비해온 기업들이 하나둘씩 수면 위로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강현우/박신영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