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확충…납세자 소명기회 늘려
정부가 납세자 권리구제 기관인 조세심판원의 기능을 대폭 강화한다. 연간 수천 건의 사건이 몰리지만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사건당 심리시간이 8분에 그치는 등 납세자의 방어권이 침해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현행 6명인 상임심판관을 9명으로 늘리는 등 사건 처리 인력을 증원해 납세자에게 충분한 소명 기회를 주기로 했다. 사건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홈페이지에 공유하고 장기 미결 사건을 집중 관리하는 등 업무처리 관행도 대폭 개선한다.

▶본지 5월 3일자 A3면 참조

조세심판원은 23일 이 같은 내용의 ‘납세자 권리구제 강화를 위한 개혁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안택순 조세심판원장은 “정부가 세금을 걷는 능력은 꾸준히 발전했지만 납세자 보호 기능은 답보 상태”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2008년 5244건이던 조세심판원 심판 청구건수는 10년 만에 9083건으로 대폭 늘었지만, 이를 처리하는 상임심판관 수는 6명에 머무른 게 대표적인 사례다. 이러다 보니 의견 진술시간을 포함한 사건당 심리시간은 지난해 평균 8분에 그쳤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조세심판원은 상임심판관 수를 지금보다 3명 많은 9명으로 증원할 계획이다. 조세심판원 관계자는 “심판관이 늘어나면 의견 진술시간을 15~20분까지 보장할 수 있게 된다”며 “서면 검토 등과 병행하면 납세자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와 진술서 등을 검토하는 실무인력 증원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사건 처리의 전문성을 높이고 신속하게 결론을 내리기 위해 법리적 검토를 전담하는 조정검토 조직도 신설한다.

추진 방안에는 ‘깜깜이 심판’이라고 불릴 정도로 폐쇄적이었던 심판 관행을 수술하는 내용도 담겼다. 사건 처리 절차를 법제화해 담당자의 재량에 따른 판단을 줄이고 사건 진행 상황 공개를 의무화하는 등 투명성을 높이는 게 골자다. 조세심판원은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내년 상반기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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