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완전한 공짜는 없다. 어떤 서비스든 비용이 발생한다.
'수수료 제로'의 비밀…고객이 아낀 돈, 금융사들이 낸다
고객이 내지 않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출금과 계좌이체 수수료도 마찬가지다. 누군가 대신 지급하고 있다.

지하철역, 편의점 등의 CD공동망 기기에서 현금을 인출하면 1000~1300원의 수수료가 발생한다. 이 중 금융회사가 가져가는 몫은 절반가량이다. 수수료를 고객에게 받지 않는 금융사는 자신의 몫을 포기하는 것은 물론 나머지 절반을 가져가던 밴(VAN)사, ATM기기를 소유한 해당 점포 및 리스사, 유지보수를 맡은 업체에도 비용을 보전해주고 있다.

계좌 이체는 더 복잡하다. 금융회사 간 1 대 1 계약이 맺어져 있다. 은행, 증권사 간 수백 개의 연결망이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쳐져 있는 셈이다. 고객에게 이체 수수료를 물리지 않는 토스, 카카오뱅크, 저축은행들은 고객이 돈을 보낼 때마다 각 은행에 건당 500원 남짓한 펌뱅킹(기업 인터넷뱅킹) 수수료를 내고 있다.

핀테크 업체들은 아이디어를 활용해 해외 송금 수수료를 낮췄다. 외국 은행으로 돈을 보내려면 국제 결제 시스템인 스위프트망을 이용해야 한다. 송금수수료, 중개은행 수수료, 수취수수료, 전신료 등이 붙는다. 선진국으로 돈을 보낼 땐 송금액의 5%대, 개발도상국으로 보낼 때는 10%대 수수료를 물어야 했다. 최근 센트비, 핀크, 모인 등의 외화 송금 핀테크 업체가 내는 수수료는 건당 3000원 선에 불과하다. 이들은 외화 구매자를 다수 모아 총 수수료를 낮추는 ‘풀링(pooling)’ 또는 미리 해외 금융사에 돈을 보내놓는 ‘프리펀딩(pre-funding)’ 방식으로 총수수료를 대폭 낮췄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