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  /연합뉴스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 /연합뉴스
국세청이 ‘삼성그룹의 영원한 2인자’로 불리던 이학수 전 삼성 부회장에 대해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벌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세무당국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3국은 작년에 이어 올해 초에도 이 전 부회장 가족의 재산형성 과정에 대해 집중적인 세무조사를 벌였다. 조사3국은 상속·증여세와 재산세 등을 조사하는 부서다.

국세청은 서울 강남의 엘엔비타워 실소유주인 엘엔비인베스트먼트를 방문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는 수 조원대 자산가로 알려져 있는 이 전 부회장 일가 5명이 공동 소유하고 있다. 엘엔비타워는 2008년 건립됐으며, 지상 19층 규모다. 대부분 사무실 용도로 임대를 주고 있다.

국세청은 이 전 부회장의 자녀 3명이 회사 지분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증여세를 제대로 냈는지, 자녀들이 어떤 방식으로 재산을 일구게 됐는지 자세히 따져봤다. 이 전 부회장 일가의 해외출입국 현황, 고급별장과 고가 미술품 등 사치성 자산 취득 내역, 해외 국가 간 정보교환자료 등도 종합 분석했다. 엘앤비인베스트먼트는 1990년 설립 당시 자본금이 5000만원이었지만 두 차례 증자를 거쳐 작년 말 기준으로 보통주 자본금이 200억원에 달한다.

이 전 부회장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최측근이다. 그룹 회장 비서실장, 전략기획실장 등을 거쳤다. 최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삼성 뇌물 관련 재판에 증인으로 서기도 했다. 다만 국세청 관계자는 “관련법에 따라 개별 사건에 대해선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