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신규 벤처투자액이 1조9000억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신생 벤처기업)은 1년 만에 3배로 불어나는 등 ‘제2 벤처붐’ 확산이 가시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2 벤처붐' 오나…상반기 투자 1조9000억 '역대 최대'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벤처캐피탈협회는 올 상반기 신규 벤처투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3% 증가한 1조8996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기록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것이다. 상반기에만 지난해 전체 투자액(3조4249억원)의 55.5%를 달성해 현재 추세를 감안하면 연간 투자액이 4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신규 벤처투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은 벤처투자 환경이 개선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2017년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며 모태펀드 재원을 8000억원으로 늘렸다. 같은 해 11월에는 창업투자회사 설립자본금을 50억원에서 20억원으로 하향 조정해 창투사 설립의 문턱을 낮췄다.

벤처펀드에 출자하면 법인세를 5% 감면해주고 개인이 출자할 경우 10% 소득공제를 해주는 등 벤처캐피털에 대한 세제 혜택을 늘린 것도 벤처투자 증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그 결과 유니콘 기업 수는 지난해 6월 말 기준 3개에서 1년 만에 9개로 3배로 늘었다. 9개 유니콘 기업 가운데 비바리퍼블리카, 야놀자, 엘앤피코스메틱, 옐로모바일, 우아한형제들, 위메프, 크래프톤, 쿠팡, 지피클럽 등 일곱 곳은 모태펀드가 출자한 벤처펀드의 투자를 받았다.

업종별로 4차 산업혁명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생명공학(바이오·의료)이 5233억원의 투자를 이끌어내 전체 투자액의 27.5%로 가장 많았다. 정보통신기술(ICT)이 4672억원(전체의 24.6%)으로 그 뒤를 이었다. 공유경제로 주목받고 있는 유통·서비스 분야는 3576억원(전체의 18.8%)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6% 증가했다.

신규 벤처투자 시점도 앞당겨지고 있다. 업력별로 창업 후 7년 이내 기업에 대한 투자가 1조4098억원으로 전체의 74.2%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8.5%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