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8%) 후 가장 낮은 2.2%에 그칠 것으로 18일 전망했다. 지난 4월 전망인 2.5%보다 0.3%포인트 낮춰 잡은 것이다. 경제 하강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진 데다 전망도 불투명하다는 판단에서다.

S&P 2.4→2.0%…모건스탠리 2.2→1.8%…외국계 금융사는 성장률 전망 더 낮췄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경기 상황에 따라 한은이 다음 경기전망 발표 시점인 11월에 추가로 성장률 전망을 낮출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다. 다른 주요 국내외 경제 전문기관들은 이미 한국 성장률을 2% 안팎으로 대거 낮춰놓은 상황이다.

한은은 이번 경기 전망에서 하반기 투자, 수출, 소비 등 각 분야 주요 지표의 예측치를 줄줄이 낮췄다. 설비투자 증감률은 -5.5%로 제시했다. 4월 전망치 발표 때(0.4%)와 비교해 마이너스 증가율로 돌아섰다. 지난해(-2.4%)에 이어 2년 연속 설비투자가 감소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업체들이 설비투자를 대폭 줄인 결과라고 한은 관계자는 설명했다. 건설투자는 4월 3.2% 감소할 것으로 봤지만 이번에는 감소폭이 3.3%로 확대될 것으로 분석했다.

수출은 4월엔 2.7%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번에는 0.6% 증가에 그칠 것으로 봤다. 경상수지는 흑자 기조를 유지하지만 흑자 규모가 당초 기대한 665억달러에서 590억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0.7%로 4월(1.1%)과 비교해 0.4%포인트 낮춰 잡았다.

외국계 금융회사들은 한은 전망치보다 더 낮춰 잡았다. 국제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10일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앞서 2.4%에서 2.0%로 하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도 이달 7일 한국의 성장률을 기존 2.2%에서 1.8%로 낮췄다. 이 두 회사는 일본의 수출규제로 한국 주력 산업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며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일본 사태가 장기화하면 경제 성장률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정부가 지난달 밝힌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치(2.4~2.5%)보다 성장률이 낮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김익환/이태훈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