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평화산업 글로벌영업이사(오른쪽)와 연구소 직원이 17일 대구 본사 기술연구소 무향실에서 신제품 성능시험을 하고 있다.  /오경묵 기자
김태형 평화산업 글로벌영업이사(오른쪽)와 연구소 직원이 17일 대구 본사 기술연구소 무향실에서 신제품 성능시험을 하고 있다. /오경묵 기자
자동차용 방진시스템 분야 국내 선두 업체인 대구의 중견기업 평화산업(부회장 김동관)이 전기차용 첨단 부품을 잇달아 개발하며 창립 69년 만에 미래자동차 부품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폭스바겐·BMW 등 글로벌 완성차 고객사로 확보…평화산업 '쾌속질주' 비결은 미래車
평화산업은 2017년 말 폭스바겐으로부터 총 150만 대분의 전기승용차용 마운트(210억원)를 수주한 데 이어 지난달 18일에는 83만 대분의 전기승합차용 마운트(106억원)를 추가 수주했다고 17일 발표했다. 마운트는 엔진(내연기관)이나 모터, 감속기(전기차)에서 발생하는 진동과 소음을 최소화해 탑승자들에게 편안함을 주고 하중을 지지하는 핵심 부품이다.

평화산업은 지난 5월에는 현대모비스와 BMW7,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등 고급 승용차에 탑재하는 에어스프링도 국산화했다. 에어스프링은 공기의 탄성을 활용해 노면에서 차체에 전달되는 충격을 줄이고 승차감을 높이는 고부가가치 부품이다. 에어스프링은 지금까지 고급 대형차에만 적용됐지만 배터리 장착으로 차체가 무거운 전기차에는 필수품이어서 글로벌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했다. 기아자동차 고급 라인은 물론 제네시스 G80과 G90 등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에어스프링 모듈이 양산되는 2025년부터는 이 부문 매출이 연 1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소개했다.

평화산업이 전기차용 부품 개발에 성과를 낸 것은 고무를 기반으로 한 방진융합 제품에 특화해 축적한 기술 때문이다. 자동차산업이 내연기관 중심에서 전기차, 수소차 등으로 전환할 것에 대비해 일찌감치 부품 개발을 시작했다. 2013년 기술 자립을 선언한 이 회사는 15년간 유럽 수출을 대행해온 바이브라코스틱과 결별했다. 기존 제품은 대행 수출로 충분했지만 고가의 미래차 부품은 글로벌 기업과 직거래해야 이익률이 높아진다는 판단에서다.

평화산업은 폭스바겐이 전기차로 패러다임 전환을 선언하자 이에 발맞춰 전기차용 모터마운트와 에어스프링 등 부품 기술개발에 집중했다. 모터마운트 기능을 시뮬레이션하는 해석 기술과 전기차만을 위한 차별화된 디자인을 자체 개발했다. 2014년 폭스바겐에 420만 대 규모의 엔진마운트(552억원) 공급을 시작으로 스페인·체코 공장으로 거래처를 확대했다.

김동관 부회장은“신제품 공급을 확대해 2022년까지 연평균 7%대 고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