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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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수출 규제가 불어닥칠 후폭풍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기업이 처음으로 등장했다. 기계와 화장품을 생산하는 코스닥 시장 상장사인 지엠피는 최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공시를 통해 일본 수출 규제가 영업에 영향을 주는 변수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수출 규제에 대해 비공식적으로 우려를 전하는 기업들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공식적으로 언급하기는 처음이다.

지엠피는 지난 16일 화장품 자회사인 브이티코스메틱 합병을 위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 등에 따른 대외변수의 영향으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이 같은 불확실성에 따라 “국내 소비심리가 더욱 위축되는 추세에 있다”고 말했다. 짧게 언급했지만 국내 기업 가운데 일본 수출규제의 부정적 여파를 공식 문서로 남긴 곳은 지엠피가 처음이다.

지엠피는 합병 대상인 브이티코스메틱에 대한 사업 위험으로 일본 수출규제 등 대외 불확실성을 가장 먼저 거론했다. 일본 수출규제 등이 국내 소비심리에 직격탄으로 작용하면서 그만큼 회사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일본 수출규제 등의 여파를 언급하면서 “경기 변동에 따라 화장품 산업도 침체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지엠피의 언급처럼 일본 수출규제가가 민간소비는 물론 경기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는 확산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하는 수정경제성망에서도 일본 수출 규제 변수를 고려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지엠피처럼 앞으로 반기보고서, 분기보고서를 비롯한 공식 문서에서 일본 수출 규제를 영업 변수로 기재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도 힘이 실린다.

지엠피는 1986년 출범한 기계, 필름 생산업체이며 화장품 회사인 브이티코스메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지난해 매출 1094억원, 영업이익 134억원을 거뒀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