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 등 분리매각 대신 '통매각' 할 듯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할 때 자회사인 에어부산 등 저비용항공사(LCC)를 떼어내 별도로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지난 4월 중순 아시아나항공 매각 방침이 공식 발표된 뒤 주가가 4000원대에서 9000원대로 두 배 넘게 뛰어 ‘몸값’이 치솟자 인수 기업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내놓은 방안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주가가 6000원대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어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등을 묶어 파는 ‘통매각’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는 분위기다.

통매각 방안이 거론되는 것은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등 아시아나항공이 지분을 보유한 LCC들의 지분 가치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순자산가치는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1조842억원이다. 이에 비해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순자산가치는 각각 1490억원, 46억원이다. 자회사들의 자산가치가 높지 않은 만큼 분리 매각을 했을 때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등의 기내식과 정비, 전산시스템, 운송 등의 서비스를 담당하는 회사도 아시아나세이버, 아시아나IDT, 아시아나에어포트 등으로 같다. 에어부산만 따로 팔게 되면 인수자는 서비스 계약을 새로 해야 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들을 한꺼번에 인수해 항공 서비스를 하는 게 유리하다는 걸 인수 희망자도 알고 있을 것”이라며 “꾸준히 이익을 내는 LCC들을 분리 매각하면 아시아나항공의 몸값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인수 후보로 꼽히는 SK 한화 GS 롯데 등도 통째로 인수하는 쪽을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인수 후보 기업이 통매각을 가정해 인수 제안서를 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분리 매각이 유리한 기업도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관심을 나타낸 애경그룹은 LCC업계 1위인 제주항공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에어부산 등만 가져가면 적은 돈을 들여 LCC업계에서 규모를 크게 키울 수 있게 된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