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무연탄을 중국·베트남산으로 속여 국내로 밀반입한 일당이 1심 판결에서 집행유예 및 벌금에 대한 선고유예를 받았다. 북한산 석탄의 밀반입을 놓고 작년부터 국제사회에서 큰 파장이 일었던 사안이어서,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지법 형사5부(권기철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대외무역법·관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49)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B씨(46)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 C씨(40)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고 14일 발표했다. 재판부는 또 A씨에게 선고한 2억7400여만원의 벌금과 B씨에게 선고한 2억6900여만원의 벌금을 유예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B 씨는 2017년 4,5월 중국에서 수입 통관된 원가 5억2800만원어치 북한산 무연탄 5049t을 중국산으로 세관에 신고한 뒤 수입했다. A,C 씨는 2018년 3∼6월 베트남으로 보내진 원가 10억8000여만원어치 북한산 무연탄 8201t을 베트남산으로 속여 국내로 반입했다. 총 16억원어치가 넘는다. 이들은 대북제재로 북한산 석탄의 거래 가격이 내려가자 매매차익을 노리고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2016년 4월부터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국제평화 및 안전유지 등 의무 이행을 위한 무역에 관한 특별조치’로 북한산 석탄을 수입하려면 산업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했다. 2017년 12월부터는 북한산 석탄 수입이 전면 금지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정부의 북한산 물품 수입 제한 및 금지 조치에 위반해 북한산 무연탄을 중국산이나 베트남산으로 위장 수입해 정부 무역정책과 관련 조치 실효성을 저해하고 건전한 무역 거래 질서를 훼손했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이번 범행으로 얻은 이익 규모와 이전 범죄 전력, 기타 여러 양형 조건 등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하고 벌금은 선고유예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대북 제재의 실효성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만든 사안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한 판결”이란 주장이 나온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